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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이학재 한국당行에 바른미래 술렁...정보위원장職 유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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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 후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은 이학재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고 자유한국당으로 간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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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탈박"을 선언하며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한 지 2년 만이다.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이 한국당에 입당한 것은 처음으로, 이탈이 가속화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이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좌초 이후 2년 간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려고 했지만,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았듯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으로 돌아가 보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 "민생 경제와 국가 안보를 되살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이 합류하니 (한국당이) 새로운 통합의 길로 가게 됐다"고 했고, 이 의원은 "2년 동안 당을 떠나 함께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밀린 숙제를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온갖 수모 속에 당에 남아 있던 사람은 잘리고, 침 뱉고 집나간 사람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와도 되는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바른미래당 내부는 술렁였다. 이 의원의 탈당함에 따라 4~5명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나왔다. 이 의원은 추가 이탈설(說)에 대해 "그 전부터 많은 의원들하고 교감 있었다"면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보수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다. (한국당이) 내부 개혁을 힘 있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탈당)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속적으로 탈당할 것 같진 않다"면서도 "다만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에 당내 정체성이나 내부적인 생각이 다른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 두세 명 정도가 지금 (당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직 승계여부도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현재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위원장 직을 내놓고 가라"고 했지만, 이 의원이 거부했다. 이 의원은 "당적 변경으로 인해서 위원장직을 사퇴했다든지 하는 사례가 없다. 관례대로 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고 했다. 지난해 바른정당 창당 당시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김영우 국방위원장,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했지만 위원장직을 유지한 점을 예로 든 것이다.

하지만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보위원장 자리는 바른미래당이 원 구성 협의를 통해 원내교섭단체로서 확보한 것"이라며 "당을 옮기더라도 정치적 도리는 지켜야한다"고 반박했다. 위원장 직을 내려놓지 않을 경우 한국당과의 협치도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신동엽 시인의 시 '껍데기는 가라'를 인용해 "본래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놓고 가라"고 했다.

또 바른미래당 전현직 위원장 10여명은 이날 이 의원의 기자회견에 찾아와 "부끄럽지 않느냐", "정보위원장직을 내놓고 가라"면서 위원장직 사퇴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이 의원은 급히 기자실로 대피, 수 십여분 동안 갇혀있다가 국회 경호팀의 도움을 받아 국회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한편 이 의원의 당적 변경으로 바른미래당 의석수는 기존 30석에서 29석으로 줄고, 한국당 의석수는 112석에서 113석으로 늘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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