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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마약왕' 감독 "송강호, 30분간 압도적 뽕연기..연극처럼 촬영" [Oh!커피 한 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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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하수정 기자] '마약왕' 우민호 감독이 압도적이었던 송강호의 연기를 회상했다.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마약왕'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 대, 근본없는 밀수꾼 이두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송강호는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로 생활하다가 마약 제조와 유통에 눈을 뜨며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마약 범죄 세계에 뛰어드는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을 연기했다.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조정석은 마약 근절을 목표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열혈 검사 김인구를 맡았다. 배두나는 4개 국어에 능통하고 일본 저명한 사업가의 양딸로 1970년대 사교계를 주름잡았던 로비스트 김정아를 연기했다. 김대명은 이두삼이 친동생보다 끔찍하게 여기는 사촌동생이자 허술하지만 패기 넘치는 이두환을 맡았다. 김소진은 이두삼의 우여곡절을 함께 한 아내 성숙경으로 분했다.

'내부자들'과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로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한민국 역대 청불 영화 흥행 역사를 다시 쓴 우민호 감독의 컴백을 알리는 '마약왕'을 위해 '내부자들'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쳤다. 고락선 촬영감독, 이승빈 조명감독, 조화성 미술감독, 조상경 의상실장과 조영욱 음악감독 등 '내부자들'을 비롯해 '택시운전사' 등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거머쥔 작품에서 활약한 이들은 '마약왕'으로 이제껏 한국영화에 없던 70년대 비주얼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블랙 코미디 화법을 선택했으며, 이번에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우민호 감독은 "사실 실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딱 사진 한 장이었는데, 부산에서 마약범을 검거하기 위해 경찰 8명이 들어갔다. 무장을 하지 않고 수갑을 가져갔는데, 안에서 엽총을 쏘니까 깜짝 놀랐다. 이후 특공대 35명을 배치시켜서 잡았다. 유신 정권과 독재 정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싶었다. 그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었다"며 마약 소재의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처음부터 송강호를 염두에 둔 우민호 감독은 "70년대 초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10년의이야기를 얼굴에 담을 수 있는 배우는 송강호 뿐이었다. 송강호 선배님한테 책을 드렸고, 선뜻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어려운 작업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런데 선배님이 외로우셨을 것 같다. 강력한 뽕연기가 있어서 그렇다. 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감독인 나도 도움을 줄 수가 없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겨내시는 것을 보고 '이래서 송강호구나'라는 생각이들었다"며 극찬했다.

"마지막 30분간 송강호의 마약 연기에 대해 도움 준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민호 감독은 "때론 감독의 디렉션이 없을 때가 좋을 때도 있다. 그걸 보고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좋다', '나쁘다' 정도다. 그런데 어찌보면 얘길 안 한 게 잘한 것 같다. 이두삼은 많은 사람을 만나다 결국에는 혼자 남는다. 약에 쩔어서 점점 미쳐간다. 마약왕은 그런 구조의 이야기다. 이두삼 자체도 고독하고 외롭다. 선배님이 현장에서 느꼈던 외로움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부 송강호 선배님의 압도적인 뽕연기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길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멸해가는, 파멸해 가는 부분을 말이다. 스스로 헛된 욕망을 맹렬히 좇다가 성에 갇혀서 미쳐서 리어왕 같은 느낌이다. 그 후반부에 별장에서 리어왕의 연극처럼 찍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약왕'은 오는 19일 개봉한다./hsjssu@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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