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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삼한사온’ 아닌 ‘삼한사미’…스트레스 줄이는 등 면역력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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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대륙성 고기압 약화돼 미세먼지 심할듯

-초미세먼지, 심혈관 등 악영향…물 자주 마셔야

헤럴드경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일대가 흐리게 보인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면역력을 키워야 미세먼지 속에서도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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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우리나라의 겨울 날씨를 흔히 삼한사온(三寒四溫)으로 표현한다. ‘사흘은 춥지만 나흘은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반복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겨울에도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때문에 ‘사흘 추우면 나흘은 미세먼지가 나타난다’는 뜻의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실제로 올 겨울 들어 춥지 않으면 미세먼지는 심해졌다. 전날 영하 7.8도였던 서울 지역의 최저기온은 지난 16일 영하 2.6도로 올라갔다. 하지만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18일에도 오후부터 수도권 등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보됐다.

이처럼 겨울에도 수시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노출된 피부ㆍ눈은 물론 호흡기와 심ㆍ뇌혈관 건강에도 미세먼지가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면역력을 키워야 심한 미세먼지 속에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올 겨울에는 대륙성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겨울 평균기온이 상승, 미세먼지가 자주 심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우리나라 겨울 날씨에 영향을 주는 대륙성 고기압은 추위를 몰고 오는 대신 미세먼지를 쓸어 내는 역할을 한다. 올해에는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초겨울부터 발달한 엘리뇨는 한반도에 부는 계절풍을 약하게 만들어 대기 정체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날이 늘면서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미세먼지는 피부, 눈, 호흡기, 심ㆍ뇌혈관 등의 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한심장학회도 지난 10월 ‘미세먼지, 심혈관의 새로운 적’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심혈관 질환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최규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장은 “특히 입자가 2.5㎛ 이하로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액으로 침투해 심장과 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체내 유입이 쉬운 반면 배출은 어렵기 때문에 평소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체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고 있다. 특히 겨울부터 초봄에 이르는 시기에는 대기 흐름으로 인해 미세먼지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오면 염증 세포ㆍ혈액 점도가 증가하고, 혈관 수축 등으로 맥박수가 상승할 뿐 아니라 부정맥ㆍ심근경색ㆍ뇌졸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폐 역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포 손상과 염증 반응이 일어나며, 기침ㆍ천식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임산부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체내에 스며든 미세먼지는 임산부 자궁의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태아에 대한 영양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해 태아의 허벅지, 머리 등의 성장이 저하되거나 뇌 발달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역력 강화에 신경 써야 한다. 최 과장은 “미세먼지가 각종 심ㆍ뇌혈관 질환과 호흡기 질환의 원인인 만큼 이를 극복할 항산화력과 면역력 강화가 필수”라며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생활 등은 면역력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규칙적 생활, 충분한 영양 공급과 함께 춥더라도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충분한 휴식과 수면에 신경 써야 한다. 아울러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 유해물질이 쉽게 배출되는데 도움을 준다.

최 과장은 “추운 날씨가 지속되다가 잠시 기온이 오른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야외에서 운동하게 되면 오히려 심ㆍ뇌혈관이나 호흡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실내 운동을 하거나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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