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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오토 웜비어 가족, 북한 정부에 손해배상금 1조2400억원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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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에 제기한 민사 소송

"북한에 큰 처벌 받는단 메시지"

재판 이겨도 지급 가능성은 낮아

북한 측, 14일 사전심리 불출석

중앙일보

지난 2017년 2월 29일 기자회견 중인 오토 웜비어. 조선중앙통신은 그가 범죄행위에 대해 사죄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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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지 1주일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가족이 북한 정부를 상대로 1조24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청구했다.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민사 소송에서다.

1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웜비어 가족 측 변호인은 지난 10월 재판부에 손해배상 금액을 명시한 서류를 제출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액,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 보상금, 경제적 손실, 부모에게 지급할 위자료 등을 합해 총 10억9604만달러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항목은 징벌적 손해배상액이다.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이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총 7억달러(약7920억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와 어머니 신디 웜비어에게 각각 3억 5000만달러씩이다.

웜비어 가족은 배상 금액 산정 근거로 기존 판례를 참고했다. 앞서 미국 법원은 2001년 북한 감옥에서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유족에게 북한이 징벌적 배상금으로 3억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웜비어 가족 측 변호인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 목사 유족에게 배상해야 하는 3억 달러는 북한을 억제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억 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을 책정해 북한이 반인권적인 행동을 계속했을 때 큰 처벌을 받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보상금 1000만달러(약 113억원), 부모에게 지급할 위자료 3000만달러(약 340억원) 등도 책정했다. 웜비어 자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액은 603만8308 달러(약 68억원)로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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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이정선 기자 =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가 9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만나 탈북자 지성호씨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2018.02.09. ppl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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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이 총 1조원이 넘는 배상금을 실제로 지급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매우 낮다. 미국 법원에서 웜비어 가족이 승소하더라도 북한 정부가 재판 결과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서다.

지난 14일 열린 사전심리에는 북한 측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윔비어 가족은 재판부에 궐석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본 재판은 오는 19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열린다. 북한이 또 출석하지 않으면 추가 심리 없이 재판부가 웜비어 측 주장을 검토해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곧 숨을 거뒀다.

웜비어의 아버지는 지난 15일 일본 정부 주관으로 열린 ‘북한 인권침해 문제 계몽주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오토는 야만적인 상황 속에서 방치됐었다”면서 “김씨 일가가 인간에 대해 얼마나 잔인한 일을 했는지 인식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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