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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기숙사 통금 해제 노렸나…부산대 사건에 '관리 소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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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여자기숙사에 침입해 강제추행을 저지른 남학생은 기말고사 기간 기숙사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기간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학교 측이 기숙사 통금을 해제했다면 관리 인원도 연장근무를 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대 내 남자 전용 기숙사생으로 알려진 A씨는 이날 오전 1시50분쯤 만취 상태로 여성 전용 기숙사인 ‘자유관(총 1380명 수용)’에 다른 여학생이 출입 카드를 찍어 문을 열고 들어간 사이 뒤따라 침입했다.

세계일보

부산대학교 부산캠퍼스 전경. 부산대 홈페이지 캡처


A씨는 기숙사 방문을 두드리거나 문을 강제로 열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여학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경비원 1명과 시설관리자 1명 등 총 2명이 야간에 근무하지만,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휴식을 취하는 터라 A씨가 들어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게다가 학교 측은 기말고사 기간인 지난 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자유관 통행금지를 해제한 터라 출입카드만 있었다면 누구든 해당 시설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말고사 때문에 야간 통금이 해제됐다면, 관리 인원도 당연히 연장근무를 했어야 됐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학교 예산을 들여 계약한 사설경비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고,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도 사건 발생 후 증거자료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5년 전,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부산대는 이후 최첨단 시스템을 갖췄다며 공언해왔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 벌어지면서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경찰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때까지 자유관에 있던 여대생들은 공포에 떨어야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부산대생은 “대학본부는 자유관에 첨단 보안시설을 갖췄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상은 이전 기숙사 보안시스템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입증됐다”며 “누군가 분실한 출입카드로 기숙사에 들어온다면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대 대학생활원 관계자는 “시험시간에도 예외 없이 통금 시간을 지키든지, 인력을 증원해 24시간 경비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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