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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검찰, ‘제자 성추행 혐의’ 소설가 하일지 교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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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자에게 강제로 입 맞춘 혐의

검찰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볼만한 점 없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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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작가 하일지(62)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기종)는 지난 13일 하 교수를 불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하 교수는 2015년 12월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에게 강제로 입맞춤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 교수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3월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터넷에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7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하 교수와 피해자를 각각 두 차례씩 불러 조사한 뒤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적이고 하 교수의 행동에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볼만한 점들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입을 맞춘 사실은 인정하지만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교수는 미투 운동이 활발했던 지난 3월 수업 도중 미투 운동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 교수는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과목인 ‘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언급하면서 “‘동백꽃’은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했다. 이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김지은씨에 대해서도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이다. 질투심 때문에 (폭로했다)”라고 말하는 등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 이후 동덕여대 학생들은 하 교수가 “여자애들은 (성적인) 경험이 없을수록 글이 별로다”, “나는 내 딸이 만약 처녀라면 지나가는 남자를 붙잡고 얘랑 좀 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등의 성희롱 발언도 했다며 대자보를 붙였다.

논란이 이어지자 하 교수는 지난 4월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공격을 받게 됐다”며 강단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관련기사: 하일지,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사과할 일 아니다”) 학교는 검찰 수사 결과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직서 수리를 보류한 상태다.

이후 하 교수는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제자를 명예훼손과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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