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위장형카메라 판매 사이트 버젓
10만~50만원에 손쉽게 구매 가능
불법촬영·감시 등 악용 가능성 높아
한 위장형카메라 판매 사이트에 나와 있는 제품광고들./사진=인터넷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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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연속촬영·원격제어 가능, 더욱 강력해진 초소형카메라!”
일명 ‘몰카(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의 심각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여전히 각종 초소형·위장형 카메라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25일 한 인터넷 검색포털 사이트에서 위장형 카메라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자 수십 개의 사이트가 쏟아져 나왔다. 한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100여개의 각종 초소형·위장형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대는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이 넘는 제품까지 다양했다. 모두 초고화질·원격제어 등을 광고문구로 내걸어 구매자들을 유혹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로 위장한 카메라가 대다수였다. 볼펜·안경·차키·휴대전화 케이스는 물론, 와이파이 공유기나 천장에 다는 소방경보기형 카메라까지 있었다. 만약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시설 등에 설치된다면 알아채기 쉽지 않아 보였다. 사용 환경(?)에 따라 분류를 해놓기도 했다. 옷에 넣고 사용하기 좋은 카메라, 거실이나 매장 카운터, 현관·계단에서 쓸 수 있는 카메라 등으로 구분해 판매가 이뤄졌다.
이 같은 위장형카메라들은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촬영하는 등 사이버성폭력에 이용될 수 있는 데다 사생활을 침해하는 불법 감시에 활용될 여지도 충분하다.
경찰 또한 이 같은 불법 카메라 판매 행위에 대해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 경찰은 올해 8월1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00일간 ‘사이버성폭력 특별단속’을 전개하고 불법촬영 사범 1980명, 위장형 카메라 판매자 28명을 각각 입건하기도 했다.
최근 '여친 인증 몰카'로 논란이 된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사진=인터넷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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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아르바이트하는 PC방 화장실에 초소형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여성의 신체부위를 촬영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남성은 서울 홍대 일대ㆍ경기도 수원 등 PC방에서 5년 넘게 불법촬영을 하고,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 당시 경찰이 발견한 불법촬영 영상만 1500개에 달했다.
악질적인 아동ㆍ청소년음란물 유포 사범도 415명 단속됐다. 유포된 영상 상당수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신체 일부가 촬영된 불법촬영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월에는 전남 목포 등지의 버스정류장에서 여학생들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뒤 판매한 2명과 이 같은 영상물을 내려 받아 소지한 29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법촬영에 이용되는 각종 위장형 카메라는 성황리에 판매 중이다. 사이버성폭력 관련 범죄의 근절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위장형 카메라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온라인상 불법기기 유통 행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전국 전자제품 밀집 상가 등도 불시 단속할 방침”이라며 “불법촬영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불법 전자기기에 대해서는 유통경로 추적 수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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