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필리핀을 방문해 양국의 남중국해 석유 가스 공동 탐사를 비롯한 29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시 주석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광범위한 공동이익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호적 협상을 통해 갈등을 잘 관리해 나가고 해상에서 실질적 협력을 추진해 지역 평화안정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은 역내 국가들이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는데 찬성한다”며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과 중국의 관계 발전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에서 손을 잡은 것이 지역 평화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쉐강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동남아 전문가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놓고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서까지 맞부디친 양국이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룬 것은 역내 평화와 협력에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석유·가스 공동탐사 협의는 남중국해 관련국에 본보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돼 있는데다 해상 물동량이 연 3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전략적 해상 요충지다. 이 같은 중요성 때문에 중국은 물론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은 영유권 등을 놓고 분쟁을 이어갔다.
필리핀도 아키노 3세 전 대통령 때까지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2016년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외교 정책에서 벗어나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추진 등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필리핀의 남중국해 석유·가스 공동탐사를 두고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접어두고 유전 공동개발을 통해 이익을 나눠 갖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필리핀 내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 주석의 20일 필리핀 국빈방문 소식에 필리핀 수도 마닐라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 ‘중국은 물러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시 주석은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2005년 이후 13년 만에 필리핀을 국빈 방문했으며 21일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