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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몰카 범죄' 사회적 공분에도…100일 만에 불법촬영자 2천명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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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00일간 사이버성폭력 특별단속

불법촬영자 1980명·위장카메라 판매 28명 검거

'여학생' 몰카 유포 등 415명도 적발

핸드폰케이스 등 위장카메라 여전히 절찬 판매

최근 물의 빚은 '일베 여친인증' 사건까지

사이버성폭력은 현재 진행형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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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일명 '몰카(몰래카메라)'로 칭해지는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그 어느 때보다 크지만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한 뒤에도 100일 동안 2000명 가까운 불법촬영자들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8월1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00일 동안 진행한 '사이버성폭력 특별단속'을 전개하고 음란물 유포ㆍ웹하드카르텔 등 관련 사범 3660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980명(54%)은 비동의 촬영 등 불법촬영 피의자였다. 68명은 구속되기도 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아르바이트하는 PC방 화장실에 초소형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여성의 신체부위를 촬영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남성은 서울 홍대 일대ㆍ경기도 수원 등 PC방에서 5년 넘게 불법촬영을 하고,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 당시 경찰이 발견한 불법촬영 영상만 1500개에 달했다.

악질적인 아동ㆍ청소년음란물 유포 사범도 415명 단속됐다. 유포된 영상 상당수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신체 일부가 촬영된 불법촬영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월에는 전남 목포 등지의 버스정류장에서 여학생들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뒤 판매한 2명과 이 같은 영상물을 내려 받아 소지한 29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불법촬영에 이용되는 각종 위장형 카메라가 여전히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인터넷 검색포털에서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자 수십 개의 판매 사이트가 확인됐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고전적인 초소형 '스파이캠'은 물론이고 휴대폰케이스, 인터넷 공유기, 벽시계, 화재경보기 등으로 위장한 각종 카메라를 10만∼50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번 특별단속 기간 경찰은 위장형카메라 판매자 28명도 함께 적발했다.

여기에 최근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는 일명 '여친(여자친구) 인증' 등 불법촬영 및 유포 범죄가 불거지며 경찰이 압수수색영장 신청 등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이버성폭력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대표적인 사례다.

경찰은 특별단속을 상시단속으로 전환해 사이버성폭력 범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불법촬영 범죄에 역량을 집중해 들여다보면서 실태를 파악하고 근절 방안도 이제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단계에 올랐다"면서 "전 사회적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다 깊이 뿌리를 깨내는 수사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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