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관계로 격상…밀착 가속화 전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뒤)과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이 20일 양국 관계에서 '뜨거운 감자'인 남중국해 원유 공동탐사에 합의했다.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오후 필리핀 대통령궁에서 양국이 석유와 가스 개발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필리핀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를 지켜봤다.
MOU의 구체적인 내용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알폰소 쿠시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서필리핀해/남중국해를 다루는 협약"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과 영유권 분쟁해역에서 원유 공동탐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필리핀 정부가 공동탐사 후보지로 검토해온 영유권 분쟁해역은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리드뱅크(필리핀명 렉토뱅크)로 중국이 2012년 이곳에 있는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를 강제로 점거했다.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필리핀 상원의원이 공동탐사 합의안 초안이라며 이날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분쟁해역에서의 원유 공동탐사가 양국의 영유권 주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공동탐사 결과를 공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접어두고 유전 공동개발을 통해 이익을 나눠 갖기로 한 것으로 해석돼 필리핀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시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양국 관계를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관계로 격상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이를 포함해 무역, 투자, 인프라 개발 등 29개 협약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2016년 6월 집권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친(親)중국 노선을 걸으며 형성된 양국 간의 밀착이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제공]
youngky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