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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글중심] “메갈은 맞아도 돼”, 이수역 폭행보다 심각한 혐오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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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머리에 중상을 입은 여성의 사진(왼쪽)과 관련 청와대 청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수역 폭행사건이 어제 저녁부터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30만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묻힐 수도 있었던 폭행사건이 이렇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은 성별 갈등이 사건의 단초가 됐기 때문입니다. 사건 당사자 한 쪽이 ‘여성 혐오’ 폭행을 당했다며 공론화를 요청하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논란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13일 새벽 4시경 서울 이수역 근처 주점에서 여성 2명이 한 남녀 커플과 시비가 붙었고, 다른 테이블의 남성 5명이 가세해 여성 2명과 다퉜습니다. 말다툼이 몸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한 여성이 "머리에 뼈가 보일 정도의 중상을 입었다"고 하고, 남성 중 3명과 여성 2명은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여성 측은 남성들이 자기들 중 한 여성을 밀쳐 쓰러뜨렸고, 이들이 현장을 떠나지 못하게 붙잡은 다른 여성을 계단에서 걷어차 중상을 입혔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남성 측은 여성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고, 상해를 입은 여성은 일행을 붙잡다가 다쳤을 뿐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이 현장에 있었던 커플 중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글과 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공개돼 혼란은 가중됐습니다.

중앙일보

온라인에 만연한 혐오발언의 일부. [온라인 캡쳐]




진실공방과는 별개로 이수역 폭행은 성을 둘러싼 혐오 발언으로 이어졌습니다. 상대 성(性)을 향한 혐오의 민낯은 충격적입니다. 온라인에는 “메갈은 맞아도 된다”, “메갈은 패도 합법 ㅇㅇ”, “메갈년 반 죽여놨어야 하는데 아쉽다”, “메갈은 죽여야 한다 페미는 인간이 아니다” 등의 혐오 발언이 만연합니다. 흔히 ‘메갈’은 페미니스트라는 의미로 통용되는데, 당사자 여성들이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폭행을 당해도 마땅하다는 겁니다. 이처럼 노골적인 혐오 발언이 쏟아지는 현상은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사회적 변화에 대한 반발심리)로 해석됩니다.

온라인에는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든지 폭력은 잘못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한편에서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청원을 올려 여성을 피해자로, 남성을 가해자로 단정지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옵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오늘 15일 직접 “신속·정확·엄정한 수사”를 약속했습니다. 카더라식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경찰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김연자의 ‘아모르파티~’가 수능금지곡이 된 사연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네이버
"여자들과 남자들이..어쩌다 이렇게 서로 혐오하는 상태까지 와서는..;나도 여자지만 여자가 더 우월하고 한국 남자는 한심하다 이런 생각은 안한다..

또 남자도 여자보다 힘이 쎄고 강하다지만 그렇다고 그걸 들어내서는 여자를 힘으로 누르려고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짜피 너무 다른 동물이니까 서로 조금씩 배려하고 존중해주면 좋을텐데 어쩌다..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롱하는 단어까지 만들어내면서 싸우고 있는걸까.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쩌다 여기까지 온건가 싶다.서로 존중해주는 사회였으면...”

ID 'rlgk****’
#클리앙
“맞을 짓 한다.. 라는 말을 평소에 싫어하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안된다는 신조로 살고 있지만, 정작 저 시점에 제가 술 좀 먹다가 저 상황에 닥치면 저는 안 때릴거라는 보장은 못 하겠습니다 ㄷㄷㄷ 듣고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욱하게 되는데요? 저거 주변에 있던 다른 시비 걸렸던 사람들도 증인으로 같이 얘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ID '괴물의밥'
#네이버
“어쨌든 남자 측 주장이 그러니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인데. 맞을 짓을 했네. 어쩌네 하는 새끼들은 또라이들 아니냐? 언어폭력이 어쩌고 저쩌고? 그럼 성희롱 발언하는 남자들 개 많은데. 그런 애들 다 각목 가져다가 대가리 깨부셔도 되는 거? 된장녀, 김치녀 소리하는 새끼들 다 망치로 앞니 박살 내버려도 되는 건가?? 어딜 신체적 폭력이랑 언어폭력을 비교 하려고 들어.. 죄질이 다른데."

ID ‘csun****’
#엠엘비파크
“이수역 사건을 보면 ... 여자들 끼리는 시비를 걸어도 진짜 아프게 맞아본 경험이 없으니깐 저러는거죠.. 남자들은 이미 알고 있어서 시비를 피할려고 하죠.. 재수 없으면 죽을 수도 있으니깐요. 여자들도 깨달아야죠. 시비 걸다가는 맞을 수 있다는걸..”

ID '김구선생님 '
#네이버
"그럼 인턴 가서 성희롱 당했던 수많은 제 친구들도 그 짐승 같은 인간들 다 죽도록 팼어야 맞는 건가 보네요. 저도 저 사람들이 하는 말이 불편하고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이해 안 가요. 근데 그렇다고 사람을 뼈가 보이도록 때려도 되는 거라면 사회는 여성들이 지금껏 당했던 성희롱들에 복수하더라도 입 다물고 있어야겠네요."

ID’jdw0****‘
#네이트판
"아니 폭력은 나쁜 게 맞지 정당화될 수없고, 그럼 언어 폭력은 괜찮냐? 참는게 이기는거야? 왜 욕먹은 건 커플이고 남잔데 이젠 안 참고 폭력행사했다고 뭐라하는거임? 걸스캔두애니띵이라메 남녀 똑같다며 그럼 여자가 욕했으니 걍 남자들은 욕먹고 싸우지도말고 예예 죄송합니다 했어야 된단 건가? 이중성 머임.. 아직 제대로 나온거도없구만 글타고 시비걸고 언어폭력한게 정당화 되진않음"

ID'ㅇㅇ'


#네이버
“더 나쁜 건, 기자가 던진 한문장에 진실의 과정은 생략되고 그것이 마치 결과인듯 확정되어 비난이 시작된다는게 가장 나쁜겁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면, 아니면 말고식, 우르르 갔다 우르르 사라지는 그런 댓글 문화 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현명한 사람들이 되십시오. 차리리 화를 내려면, 진실을 정확하게 규정하라고 목소리를 내야지. 맞는 거 아닙니까?"

ID‘rudg****’

김혜원 인턴기자
지금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입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원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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