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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한 구멍 속으로 내시경 넣어 척추관협착증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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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베스트클리닉] 다나은신경외과 정택근 원장


중앙일보

정택근 다나은신경외과 원장


고령층에게 척추 수술은 부담이다.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 대표적이다. 척추뼈 안쪽의 신경 통로(척추관)를 넓히기 위해 주변 인대를 잘라내고 척추관을 압박하는 뼈·관절을 떼거나 갈아 없애야 한다. 수술 후 척추가 불안정해져 허리·다리 힘이 전보다 약해지거나 불필요한 충격에 오히려 퇴행성 변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 그렇다고 약물치료만으로는 증상을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나은신경외과 정택근(사진)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을 지름 0.5㎝의 구멍 하나만 뚫어 치료한다. 내시경과 치료 기구를 이용해 단단하게 굳은 인대와 뼈를 제거하고 좁아진 척추관을 넓힌다. 단순히 척추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거나 풍선을 넣어 척추관의 공간을 확보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단일통로 협착증 내시경 시술’(PESS)이다.

정 원장의 PESS는 첨단 장비와 숙련된 의사가 만드는 합작품이다. 시술에 쓰이는 특수 내시경 렌즈는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어 좌우 양쪽을 한번에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달라붙은 조직을 제거하는 데는 지름 0.3㎜의 미세 드릴을 사용한다. 정 원장은 “수㎜ 단위의 정밀한 시술을 시행하려면 집게보다 세밀한 조작이 가능한 드릴이 효과적”이라며 “마찰열을 이용해 시술 시 발생하는 출혈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10년 넘는 노하우로 치료 성공률 95%
10년 이상의 내시경 시술 경험은 정 원장만의 강력한 무기다. 척추뼈는 위치·구조에 따라 치료 위험도가 달라진다. 강도가 약하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곳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시야가 좁은 내시경만으로 이를 확인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정 원장은 안전하게 접근 가능한 곳을 시각과 촉감으로 ‘이중 확인’해 치료한다. 환자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치료 성적을 끌어올린다.

PESS는 배에 두 개의 구멍을 뚫어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는 ‘복수통로 협착증 내시경 시술’보다도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유는 첫째, 조직 손상이 더 적다. 하나의 구멍만으로 치료하면 환자 회복이 그만큼 빠르고 출혈·통증 감소 등 내시경 시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둘째, 더욱 정교한 시술이 가능하다. PESS는 내시경과 드릴 등의 치료 기구를 같은 방향으로 한번에 삽입해 치료 부위를 집중 치료한다. 반면 복수통로 협착증 내시경 시술은 내시경과 치료 장비를 각각 다른 각도로 삽입해 시야와 기구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는다. 치료 과정에서 불필요한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PESS를 시행하는 곳은 다나은신경외과가 유일하다. 정 원장만큼 내시경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의사가 드물기 때문이다. 독일·일본 등 의료 선진국에서도 PESS와 비슷한 방식의 치료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그의 PESS처럼 치료 성공률이 95%에 달하는 방식은 개발되지 못했다. 필리핀·인도·러시아·멕시코 등 세계 각국 의료진이 그의 치료법을 배우기 위해 다나은신경외과를 찾는 이유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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