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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7개월만에 외교안보대화…북핵·남중국해 힘겨루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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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미 중간선거, 북·미 고위회담 직후 개최

중 외교부 “양측 모두 받아들일 방안 쟁취해야” 강조

중앙일보

지난해 6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회 미·중 외교안보대화(D&SD). 우여곡절 많았던 제2회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17개월만인 9일 워싱턴에서 개최된다고 양국 외교부가 6일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무역전쟁을 비롯 미·중 갈등이 첨예해 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 외교안보 사령탑의 대화 채널이 우여곡절 끝에 재가동된다. 미국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오는 9일 워싱턴에서 제2차 미·중 외교안보대화 (D&SD)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이 합의한 제2회 미·중 외교안보 대화를 9일 미국 워싱턴에서 거행한다”며 “양제츠(楊潔?)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국방장관과 이번 회담을 공동 주최하며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화 대변인은 “양측은 미·중 관계 및 기타 공동 관심의 중요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화는 당초 지난달 중순 열릴 예정이었다가 양국 갈등 심화로 전격 취소됐다. 지난해 6월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1차 대화 이후 베이징에서 열릴 차례였으나 매티스 국방장관이 강도 높은 중국 비판 발언을 한 직후 취소됐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미국 측이 희망했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던 중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격적인 전화 통화를 거쳐 성사됐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내달 1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갈등 완화의 해법 모색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2+2 대화에서는 북핵과 남중국해, 대만 문제와 관련 어느 정도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의 중간평가 격인 중간선거로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해결된 이후 대화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7월 초 추가관세 부과 이후 계속된 대결 일변도에서는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화춘잉 대변인은 미·중 갈등의 봉합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지난 1일 양국 정상이 통화에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미·중 관계 발전은 무척 중요하다고 밝혔다”며 “양측 실무팀이 접촉을 강화하고 양측의 우려를 논의해서 경제와 무역 문제와 관련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협상을 통해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 사회의 기대”라며 “협상은 평등·성실·상호 존중의 기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외교안보대화는 지난해 4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열린 트럼프-시진핑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고위급 대화 틀이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중 전략경제대화(S&ED)를 세분해 전면경제대화, 사법·인터넷 안보대화, 사회·인문대화와 함께 4개의 채널로 세분했으며 지난해 모두 1차 대화를 개최했지만, 올해무역 전쟁 발발 이후 2차 대화는 모두 순연됐다.

지난해 6월 워싱턴에서 열렸던 1차 외교안보대화의 성과는 실망스러웠다.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장관만 나왔을 뿐 중국 측 대표는 불참했고 별도 브리핑도 없었다. 당시 중국 측은 발표문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동시 논의)과 쌍중단(핵실험과 한미훈령 동시 중단)이 국제사회의 광범한 지지를 얻고있다”고 밝힌 뒤 “미국이 한국에 설치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철수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2차 외교안보대화는 8일 예정된 북·미 고위급 회담 직후에 열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시진핑 방북 등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양측의 의향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신경제포럼에 참석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은 “중국은 계속 냉정함을 유지한 채 개방 확대를 견지하고 호리공영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보도했다. 왕 부주석은 “중국은 미국과 무역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계속된 분쟁이 세계 질서를 정의하면 분쟁은 통제 불능의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미·중 패권 다툼을 우려했다. 키신저는 해법으로 실무진이 현안에 매몰되지 말고 각자의 성취 목표, 양보할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부터 먼저 설명하라고 조언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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