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평론·번역 부문
부문별 5천만원…총 2억 원 시상
"사회적 이슈됐던 사건들에서 영감얻어"
11월 27일 한국프레스센터서 시상식
‘제26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스테판 브와(왼쪽부터)·조은라 번역가, 강성은 시인, 최은미 소설가, 우찬제 평론가(사진=대산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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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강성은(45) 시인의 ‘Lo-Fi’와 소설가 최은미(40)의 ‘아홉번째 파도’가 ‘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2층 라브리에서 열린 ‘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발표 및 기자간담회’에서 대산문화재단은 강성은의 ‘Lo-Fi’(시), 최은미의 ‘아홉번째 파도’(소설), 우찬제의 ‘애도의 심연’(평론), 조은라·스테판 브와의 ‘La Remontrace du tigre 호질: 박지원단편선’(번역)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크게 혼란스러웠던 지난 1년간의 한국 사회 속에서 의미 있는 소재들을 발굴하고 다양한 형식을 빌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썼다”고 수상작들을 평했다.
사회적 이슈가 됐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와 ‘세월호 사건’ 등은 이번 수상자들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강 시인은 “세월호와 문단 내 성폭력이 이번 작품을 쓰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전 시들에 환상적인 세계가 담겼다면 ‘Lo-Fi’에는 환상적인 세계를 꿈꾸기 두려워하는 심적 상태가 많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Lo-Fi’는 2005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강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다.
‘아홉번째 파도’는 동해안에 위치한 해안도시 척주를 무대로 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찬성파와 반대파의 대립, 사이비 종교집단의 은밀한 활동, 의문에 쌓인 과거의 죽음에 대한 추적 등을 긴장감 있게 펼쳐낸 소설이다. 최 작가는 2008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울고 간다’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아혼번째 파도’는 첫 장편 소설이다. 최 작가는 “실제 사건들에서 영감을 얻은 척주의 이야기가 공감과 지지를 받았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찬제 평론가(서강대 국문과 교수)도 세월호를 언급했다. 우 평론가는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사회가 함께 아파했다”며 “앞으로도 시대의 고민과 아픔, 문제를 함께 고민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질: 박지원단편선’은 박지원의 한문소설을 한글로 옮긴 책을 원전 삼아 프랑스어로 번역했다. 조은라 번역가는 “첫 번역집에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언어와 풍습, 문학의 차이를 뛰어넘기 위해 각주를 풍부하게 다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작업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고전 작품이 프랑스에서 번역·출간되는 것은 20여 년 만이다. 스테판 브와는 “중국의 고전은 프랑스에서 많이 번역돼 있는데 반해 한국 고전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쉽다”며 “박지원 같은 조선의 아웃사이더 작가들을 꾸준히 번역하겠다”고 말했다.
대산문학상은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자의 뜻에 따라 교보생명이 1992년 출연해 설립한 대산문화재단이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시와 소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동안 단행본으로 출판된 작품을 대상으로 했다. 평론은 최근 2년, 번역은 4년간 출간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수상자들은 부문별로 5000만원씩 총 2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6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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