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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TF초점] 계파 갈등 불붙이는 친박, 황교안 등판 물밑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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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으로 오르면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정계 진출이 가시화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수필집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황 전 총리. /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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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 어렵다" 황교안, 친박 지원받아 중앙정치 나서나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잠잠하던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박(親 박근혜)계가 먼저 탈당파(바른정당계)를 정면 겨냥하며 갈등에 불을 붙인 가운데 일각에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정계 진출의 '시그널'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은 지난달 31일 비상대책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솔직히 말해 당을 다 나가서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한마디 반성도 하지 않고 탄핵에 관해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그러고는(탄핵에 찬성하고는) 이 당에 들어와 자기들 맘대로 원내대표 후보는 어떻고 당 대표 후보는 어떻고 하는데 당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당이 제대로 되기 위해선 탄핵에 앞장 선 사람들이 대오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탄핵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범(汎)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도 1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최근 비상대책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보수대통합' 흐름과 관련 "집 나간 사람 데리고 오는 게 보수통합이라고 보지 않는다" 고 견제했다. 그는"(보수대통합을 위한)여건이나 이런 것이 전혀 성숙돼 있지 않다"며 현재 바른미래당에 있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당내에서 유 의원에 대해 거부감이 상당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처럼 친박계가 탈당파 의원들을 견제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의도에 대해선 당내 주도권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선 다소 갑작스럽다는 시선이 많다.

한국당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들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한창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고 결과가 나온 것도 없는데 너무 갑작스럽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추측이 가는 것은 전당대회나 대선 등 차기 보수 주자를 선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움직일 때가 된 것 아니겠냐는 생각도 든다"며 "더 늦으면 비대위가 선수를 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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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가 차기 보수 주자로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사였던 황교안 전 총리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정치권에 널리 퍼진 시각이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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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의 말 뜻을 해석하면 친박계의 행보는 단순 주도권 다툼이 아닌 차기 보수 주자 선정을 위한 신경전이란 것이다. 이 관계자는 "(친박계가) 자신들이 밀고 있는 황 전 총리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 아니겠냐는 의견"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친박계가 황 전 총리에게 주목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정치권 내 널리 퍼진 시각이다. 지난 9월 황 전 총리의 공개 행보 '신호탄'으로 여겨졌던 자서전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엔 김진태·유기준·이채익 의원 등 친박계가 다수 참석했다. 이후로 친박계는 황 전 총리에게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정계 진출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현재 비대위 구성은 친박계보단 탈당파에 쏠려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어느 쪽과 가까운지는 겉으로 명확히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김용태 사무총장 등 요직에 탈당파를 포진했다. 원내도 역시 탈당파 김성태 원내대표 중심 체제다.

이러한 이유로 당내 일각에선 비대위가 탈당파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 혹은 통합의 대상인 바른미래당 소속의 유 의원을 차기 주자로 생각하고 있단 관측들이 나온다. 두 사람은 모두 대선주자급으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보수대통합이라는 게 사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복귀시키기 위함이란 말도 많다"며 "그렇게 된다면 김무성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고, 유승민이란 카드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친박계가 탈당파 견제 및 사전 작업차 움직이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부 정치권의 시각인 것이다. 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런저런 (차기 주자 선정 관련) 신경전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친박계의 움직임이 황 전 총리와 관련 있다는 것은) 사실일 수도 있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통화에서 친박계의 최근 움직임의 원인에 대해 "친박계가 황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마침 황 전 총리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는 출판기념회에서 쏟아진 '당권·대권 도전 가능성' 질문에 대해선 "많은 분들 의견을 듣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달 28일엔 SNS에 "지금 정말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렵다. 멀쩡한 경제를 망가뜨리는 정책실험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현 정부를 비판하며 정치권의 관심을 주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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