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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고노, 일제 강제징용 피해 “한국 정부가 대신 보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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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일 협정 때 일괄적 한국에 5억달러 내

필요한 돈 냈으니 한국 정부가 보상하라” 주장



한겨레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내린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고노 외상은 3일 가나가와현에서 한 연설에서 “(1965년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으로)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보상과 배상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전했다.

고노 외상은 한일협정 체결 때 “일본 정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보상하는 게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경제협력자금으로 냈다”며 “당시 한국 1년 예산이 약 3억달러였는데 일본은 5억달러를 한국에 일괄적으로 건넸다”고 말했다. 또 “이것이 현재까지 일본과 한국이 한 약속들 중 가장 기본이 됐다”며 “(한국 대법원) 판결은 이런 결정을 완전히 위반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필요한 돈을 모두 냈으니 한국 정부가 책임을 가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1965년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 주장을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시이 가즈오 일본공산당 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개인 청구권은 일본 정부도 과거에 부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나이 순지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이 1991년 국회에서 한 답변을 예로 들었다. 야나이 국장은 한일협정으로 청구권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견해가 무슨 뜻이냐는 질의에 “양국이 외교적 보호권을 상호 포기한다는 것이다. 개인 청구권 그 자체는 소멸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한 것은 같은 해 국회에서 2차대전 중 소련군 포로로 시베리아에서 노동을 한 일본군의 개인 청구권에 대해 “일-소 공동선언의 청구권 포기는 외교 보호권 포기라는 뜻이다. 일본 국민 개인이 소련과 소련 국민을 상대로 한 청구권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외무성이 이미 답변했기 때문이다. 쟁점이 비슷한 사안에 대해 모순된 답변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의 이런 해석은 한국인 피해자들의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2000년대 들어서 바뀌었다. 2001년 한국인 유족들이 낸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 국민의) 청구권은 일-한 협정의 직접 적용을 받아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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