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범에게 여성 구한 군인이 며칠 뒤 스토커로 돌변
지하철 몰카범에게 경찰 “소형 카메라 좋은 것 많은데"
2016년 국방부, 감수 거쳐 군에 해당 만화 10만부 배포
여가부, 같은해 국방부 ‘폭력예방교육 우수기관’ 선정
윤소하 의원 “전량폐기하고 성평등 전문가가 검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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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성폭력예방만화 ‘동작그만’-스토킹편. 군인이 스토킹 당하는 피해여성을 도와 준 뒤 다시 같은 여성을 스토킹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진 윤소하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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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여성을 강간하는 장면이 노골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피해자는 귀신이었다. 성폭력 군인의 선임은 “귀신이 예쁜지 안 예쁜지”를 물어본다.
지난 2016년 국방부가 제작해 육·해·공군에 배포한 ‘성폭력예방교육 자료’에 담긴 만화 ‘동작그만’의 내용이다. 국방부는 같은 해 여성가족부로부터 ‘폭력예방교육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소하 정의당 의원(왼쪽)이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의 답변을 듣고 있다.[사진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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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에는 휴대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매매를 시도한 남성은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합의하에 하면 괜찮지 않나?”라며 성매매를 하러 나서는 모습도 나온다. 하지만 현장에 중년 여성이 나오자 남성은 자리를 피한다. 이 과정에서 교복을 입은 중년여성을 희화화하는 등 다분히 여성 비하적인 묘사도 포함됐다.
윤 의원은 “해당 자료는 국방부가 기획·집필·감수를 맡았으며 육군본부, 해군본부, 공군본부의 감수도 거쳤다”며 “그런데 같은 해 여가부는 국방부를 ‘폭력예방교육 우수사례’로 들며 ‘군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례를 활용하여 별도의 교재로 구성’했다고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 5조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교육이 부실하다고 인정되는 기관, 단체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리자 특별교육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아직도 많은 장병이 보고 있는 해당 만화를 전량폐기해 줄 것을 여가부가 국방부에 요구하고, 자체적으로 성폭력 예방 자료를 만드는 기관들의 검수 과정에 성평등 교육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국방부의 성폭력예방만화 ‘동작그만’-불법촬영편. 지하철에서 여성을 불법촬영한 남성에게 경찰이 ’요즘 소형카메라 좋은 것 많이 나왔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진 윤소하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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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성폭력예방만화 ‘동작그만’-불법촬영편. 지하철에서 여성을 불법촬영한 남성에게 경찰이 ’요즘 소형카메라 좋은 것 많이 나왔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사진 윤소하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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