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 '스토킹 코드' 적용…경찰, 스토킹 범죄 강력대응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그간 법적 규정이 애매해 적극적인 처벌이 어려웠던 '스토킹' 범죄에 대해 경찰이 칼을 빼들었다. 경찰은 법무부에서 추진 중인 '스토킹처벌법' 법제화 전까지 선제적 대응 활동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스토킹 대응체계 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전국 지방경찰청ㆍ일선 경찰서에 하달했다.

지난 2016년 4월 서울 송파구에서는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스토킹에 대한 별도의 제재법령이 없어 제대로된 처벌이 이뤄지지 못했다.

경찰은 우선 일선 경찰서별로 여성청소년과장을 중심으로 한 '스토킹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ㆍ운영한다. TF에는 여성청소년, 생활안전, 형사ㆍ수사 등이 참여해 스토킹 범죄 사안에 따라 대응하게 된다.

스토킹 유형에 따라서 처벌을 위한 적극적인 법령 적용에도 나선다. 휴대전화 문자ㆍ전화 등을 이용한 스토킹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포심ㆍ불안감 유발)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사안에 맞게 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ㆍ불안감 조성 등), 형법(주거침입ㆍ업무방해) 등을 적용해 현행 법률상 처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초 신고가 주로 이뤄지는 112신고에는 '스토킹 코드'를 별도로 지정한다. 스토킹 관련 내용은 단순 상담이라도 해당 코드로 지정하고, 다른 사안으로 출동했더라도 현장 경찰관이 스토킹 사안임을 확인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후관리도 강화해 스토킹 코드 사건에 대해서는 신고 다음 날 피해자에게 콜백하고,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경우 스토킹 대응 TF를 개최하고 방안을 모색한다. 수사절차, 신변보호제도, 지원기관 등 피해자 보호ㆍ지원도 병행한다. 스토킹 사건 처리 현황 통계도 별도로 관리해 스토킹처벌법 제정에 활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토킹처벌법 제정이 추진 중이지만 실제 시행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전에 적극적 대응을 통해 국민 불안을 최소화하고 강력범죄를 예방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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