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차별·혐오 허용돼선 안돼"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모여
"모든 시민은 평등하다" 한목소리
개신교 단체 "성평등 법제화 반대"
"정부가 윤리 파괴 앞장서나" 비판
21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우모(15·중 3·사진 왼쪽)양과 전모(17·고 3)양. 두 학생은 본인들을 "퀴어(레즈비언)"라고 소개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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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윤리를 파괴하는 성평등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
서로 극과 극으로 엇갈린 목소리가 강(强) 대 강으로 맞섰다. 21일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 시내 한복판에서다.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는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광주, 무지개로 발광(光)하다'라는 주제로 성소수자 문화를 알리고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공연·행진·연극 등으로 꾸며졌다. 퀴어(queer)는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무성애자 등 성소수자를 두루 일컫는 말이다. 광주에서 성소수자 축제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저마다 소속되거나 지지하는 단체 깃발을 흔들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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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성민우회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 등 전국 성소수자 단체와 연대 기관 등 40여 곳이 광장에 마련한 부스에서는 성소수자들이 각자 정체성을 상징하는 물건을 팔거나 성소수자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프리 허그(free hug) 행사도 열렸다. '우리는 사랑을 한다' '내가 여자 좋아하는데 어쩌라고' 등의 팻말을 걸친 참가자들은 저마다 성적 지향과 개성을 표현한 복장과 분장을 한 채 부스를 돌아다녔다.
21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플래카드.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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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플래카드.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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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포스터. [사진 축제 조직위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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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부스 배치도. [사진 축제 조직위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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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 5·18 민주광장에서 만난 미국인 대학생 마리나 만지아카치나(Marina Mangiacacina·27). 그는 자신을 "트렌스젠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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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시민은 성소수자 축제 자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익명을 원한 한 60대 택시기사는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가 성관계하는 게 말이 되느냐. 자기들끼리 조용히 살거나, 축제를 해도 서울에서 하지 왜 광주까지 와서 시끄럽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걸친 '우리는 사랑을 한다' '내가 여자 좋아하는데 어쩌라고' 팻말.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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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성소수자부모모임 회원들과 프리허그를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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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저마다 소속되거나 지지하는 단체 깃발을 흔들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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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부녀가 행사장 근처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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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기 위해 도로에 드러누운 반대 단체 회원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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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기 위해 도로에 드러누운 반대 단체 회원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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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저마다 소속된 깃발을 흔들며 금남로를 행진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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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금남로를 행진할 때 반대 단체 회원들이 에워싼 모습.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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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집회에선 퀴어축제를 허가해 준 이용섭 광주시장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앞서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와 5·18구속부상자회 비상대책위는 지난 18일 이 시장에게 '퀴어축제 불허가'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현행법상 이미 허가가 난 행사 일정을 변경하거나 장소를 옮길 방법이 없어서다. 한 목사가 이 시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해당 단체 회원들이 8시간 동안 점거 농성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박 사무총장은 "여기(호남)에서 (정부의 동성애 합법화 움직임을) 막지 못하면 정권 규탄 대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8일 광주시장 접견실에서 광주기독교단협의회 소속 한 목사가 무릎을 꿇은 채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불허가를 요구하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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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5·18 민주광장 인근 금남로 4가에서 열린 '국가인권정책 독소조항철폐 국민대회'.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광주광역시기독교교단협의회 등 개신교 단체를 주축으로 5·18구속부상자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장애인·학부모·노인·유림 등 50여 개 단체가 참여했다.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이 모였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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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 반대 단체 회원이 든 손팻말.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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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남학생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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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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