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공개한 미 군함 디케이터함(왼쪽)과 중국 군함 란저우함(오른쪽)이 지난달 30일 남중국해에서 초근접 대치하고 있다. 이후 디케이터함은 란저우함이 45m까지 계속적으로 근접 접근하자, 오른쪽으로 회피 기동해 피해갔다. 사진=바이두 캡처 |
미·중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최근 경제문제를 비롯해 외교·군사, 첩보 등 전방위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20일 제12회 연례 아세안 국방장관 회담 및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위해 10개 아세안 회원국 국방장관과 미국과 중국, 호주, 인도, 일본 등 국방장관이 싱가포르에 모인다.
회의 참석자들은 재난구조, 해양조사 그리고 대테러 작전 등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해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진전도 없을 것이라고 SCMP는 전망했다. 남중국해는 전략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운송 루트 가운데 한 곳이다.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각국이 중국을 상대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시도에 대해 비판의 강도를 높여온 만큼 이번 회의에서도 최고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미국 구축함에 대한 중국 호위함의 근접 기동을 맹비난하고 나선 바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중국 베이징(北京) 사전 방문이 무산됨으로써 양측 충돌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매티스 장관은 애초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에 베이징을 방문해 고위급 안보 대화를 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되고, 대신 베트남을 방문했다. 지난 1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메티스 장관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주둔했던 비엔 호아 공군기지를 찾고, 응오 쑤언 릭 베트남 국방부 장관과 회담했다. 매티스 장관의 베트남 방문은 올해 만 두 번째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면서 “남중국해에서 계속되는 (중국의) 군사기지화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작은 나라들에서 상환하기 어려운 막대한 빚이 쌓이는 중국의 ‘약탈적 경제 활동’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시도는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등 미 동맹국들도 크게 자극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군함을 분쟁 지역에 파견하고 일본이 미국과의 역내 해군 합동 훈련을 강화하는 등 중국 견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중국 정부 산하 한 싱크탱크는 남중국해 관련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남중국해 전략이 공격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미국을 압도하기 위해 중국은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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