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KTX 세종역 논란 확산…찬ㆍ반 둘로 쪼개진 충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무소속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국회의원이 16일 KTX 세종역 설치가 필요하다며 내놓은 호남KTX 단거리 노선(안). 이용호 의원 블로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TX 세종역 신설을 둘러싸고 충청권 각 지역 간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지역사회가 분열하고 있다.

16일 세종시에 따르면 KTX 세종역 설치 사업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오는 2020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춘희 시장은 임기 내에 타당성을 확보하고, 관련 예산까지 확보하는 등 임기 내 기반을 닦아놓겠다는 의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KTX 세종역 신설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 시도지사 간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에 세종역 신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8일에는 충북도청에서 가진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 직후 “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모두 찬성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등 세종역 추진 의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도 모자라 충청을 넘어 타 지역 정치인들까지 KTX 세종역 설치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무소속 이용호 국회의원(전북 남원ㆍ임실ㆍ순창) 의원은 15일부터 이틀 간 연거푸 KTX 세종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의원은 “호남선과 경부선 KTX가 함께 사용하는 충북 오송역-경기 평택 간 선로가 포화상태라 정부가 이 노선에 대한 복복선화 예타를 진행 중이지만, 호남 입장에선 이보다 천안~세종~공주~익산을 연결하는 호남KTX 단거리 노선을 개설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이 의원의 논리다.

앞서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지난 9월 세종시청에서 가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KTX 이동시간보다 오송역에서 세종시청까지 오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는 국가적 비효율이자 낭비인 만큼 세종역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 관계자는 “KTX 세종역은 행정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한 세종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대전 유성의 수요까지 반영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까지 가세해 세종역 신설을 밀어붙이자 위기감을 느낀 충남과 충북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최훈 충남도의원(공주2ㆍ민주당)은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오송역과 공주역 간 거리는 적정거리보다 짧은 43.8㎞인데 세종역이 생기면 20㎞ 정도로 더 짧아져 고속철이라는 이름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이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 세종역은 현실성이 없다.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예비타당성을 통과화지 못할 것이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충북의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다. KTX세종역 신설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는 정부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충청권 합의를 전제로 한 세종역 추진 여부 결정’ 약속 이행을 강력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종역 설치 여부에 대한 민주당과 이 대표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고, 반대 입장을 재차 전달할 계획이다.

이두영 충북 비대위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TX 세종역 신설만 생각할 게 아니라 광역권 내부 교통망 문제인 만큼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