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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재명 셀프검증 반격했지만… 마침표 못 찍은 ‘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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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점 없다" 확인... 경찰 공식수사 해당 안돼 진실공방 지속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 수사 다시 불붙어

사면초가 이재명 “힘이 됐던 SNS, 이젠 족쇄로”
한국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우 김부선씨가 폭로한 자신의 신체부위 큰 점 논란과 관련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신체검증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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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스캔들, 혜경궁김씨 트위트 계정, 조폭연루설,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설 등 각종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이재명 경기지사가 스스로 신체검증에 나서는 초강수를 뒀다. 사실상 정치생명을 건 적극 대응을 천명한 것이지만 각종 의혹을 명쾌하게 풀어내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는 16일 오후 4시 수원 아주대병원에 자진해 나가 의료진과 함께 신체검증을 받았다.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 씨와 소설가 공지영 씨가 “이 지사 신체 특정 부위에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고 말한 녹음 파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이런 내용이 자신과 이 지사와의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씨는 이 파일을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병원 의료진은 7분간 이뤄진 검증 후 “이 지사 신체 주요 부위에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혈관이 뭉쳐서 생긴 빨간 점 외에는 점이 없다. 우리 집은 어머니 덕에 피부가 매우 깨끗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일단 경찰은 이날 검증을 토대로 김부선씨가 앞서 제출한 녹음 내용과 대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결론이 논쟁의 종지부가 될지는 미지수다. 경찰이 한 공식적인 수사 연장선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부선씨의 법정 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가 ‘다른 신체 비밀도 있다,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주장하면서 진실 공방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혜경궁 김씨’(08-hkkim) 트위터 계정 수사도 다시 불붙고 있다. 이 수사는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지난 13일 고발을 취하하면서 동력을 잃는 듯 했다. 그러나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가 최근 이 지사의 전직 운전기사인 A씨로 알려지면서 경찰이 고발취하와는 별개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16일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A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2011년~2016년) 때 운전기사로 일했고 당시 이 지사의 온라인 팬카페에서 활동했다.

혜경궁 김씨는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몇 년간 이 지사를 적극 지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친문재인)계, 민주당 등을 비방한 트위터 아이디(08-hkkim)를 일컫는다. 계정주가 이 지사와 부인 김혜경씨라는 의혹도 일었으나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 지사 부인인 김씨 소환도 초읽기다.

다급해진 이 지사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연달아 출연해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앞서 12일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이 자택과 사무실 및 신체에 대해 실시한 압수수색을 두고 이 지사는 “국가권력 행사에 있어서 적정한 선을 넘어섰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이 지사는 취임 한 달도 채 안된 지난 7월 조직폭력배와의 유착 의혹에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 당시 SBS TV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때 지역 조직폭력배 일당과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혹을 내보냈다. 이 지사 측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 지사는 이날 “SNS가 저의 힘이었는데 지금은 족쇄가 되어 가고 있다”며 “작년 대선 경선 때를 되돌아봤을 때 '싸가지' 없고 선을 넘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 제 탓이다. 지금부터 복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일련의 의혹들이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사를 둘러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데에는 경찰의 더딘 수사가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이로 인해 흥미위주의 의혹만 커지면서 경기도정이 막대한 침해를 받고 있다”며 “경찰은 국민들의 알권리와 주권을 위해 하루 빨리 진실을 규명해 모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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