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정체로 오염물질 몰려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대기 통제도 느슨해져
지난달 5일 맑았던 중국 베이징 시내(위)가 15일 스모그로 뒤덮이면서 건물들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아래). 베이징 |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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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스모그’가 중국 베이징을 습격하면서 올겨울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모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겨울, 대기오염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중국 생태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4~15일 베이징의 공기질지수는 200을 넘었다. 이는 6단계 중 5번째인 ‘심각한 오염’ 수준이다.
최근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수도권의 대기오염도는 개선 추세가 뚜렷했다. 베이징시 정부는 올해 1~9월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 동기 대비 16.7% 떨어졌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기도 전에 ‘불청객’이 들이닥친 직접적 요인으로 바람과 습도가 꼽힌다.
국가대기오염방지연합센터 레이더 분석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이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회류(回流) 현상이 나타났다. 베이징·톈진·탕산 주변을 맴돌던 대기오염물질이 방향을 바꿔 베이징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각 지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에 회류한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서 PM2.5 수치가 급격히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대기정체 현상이 겨울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이파허 대기오염방지센터 부주임은 “엘니뇨(해수온난화) 현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기오염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유빈 생태환경부 대변인도 최근 브리핑에서 “올겨울 징진지 지역과 펀웨이 평원의 기온이 비교적 높은 데다 강우량이 예년보다 줄고 겨울 계절풍도 약해 공기가 확산되는 데 불리한 조건”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징진지 지역의 난방을 일괄적으로 석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나 전기로 바꿨던 당국의 강력한 통제는 느슨해졌다. 중국 정부는 PM2.5 감축 목표를 지난해 동기 대비 3%로 제시했다. 지난 8월 발표했던 초안(5%)보다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15%)의 5분의 1 수준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경기가 둔화될 우려가 커지자 대기환경 개선 목표를 낮춰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해가스 배출 기준까지 낮아지면서 올겨울 대기오염은 전년보다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직간접적으로 중국 대기질의 영향을 받는 한반도도 스모그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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