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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쿠데타로 집권' 태국 총리, SNS 계정 오픈…선거운동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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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페북 팔로워 14만명…지지자·비판론자 엇갈린 반응

연합뉴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SNS 계정들[페이스북·트위터·인스카 캡처=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잠재우겠다며 쿠데타를 일으켜 4년 넘게 집권 중인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내년 2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SNS 계정을 열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이틀 만에 팔로워가 14만 명이나 생기는 등 반응이 뜨겁지만, 축하메시지와 함께 적잖은 비판의 글도 쇄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전날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개인 계정을 여는 한편 별도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쁘라윳 총리는 페이스북에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 나의 정책과 업무에 관한 또 다른 소통 채널로 사용할 개인 계정을 열었다. 이 계정은 대중과 더 친근하게 접촉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첫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이어 "제안할 일이 있거나 의견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말해달라. 내 목표는 국민이 직면한 문제를 분명하게 이해하고 정권의 최우선 이슈가 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쁘라윳 총리는 과거 '진정한 행복은 소셜 미디어에서 멀어지는 것'이라는 발언을 할 만큼 소셜 미디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총리실에서 운영하는 공식 SNS 채널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내년 2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한꺼번에 SNS 계정을 열자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동시에 이용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에서는 16일 오전 현재 쁘라윳 총리 계정의 '좋아요' 수가 13만4천, 팔로워는 14만1천이 넘는다. 트위터에서도 하루 새 1만2천600여 명, 인스타그램에도 6천795명의 팔로워가 생겼다.

그의 계정 오픈에는 축하 메시지와 함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사랑하는 엉클 투(Uncle Tu, 쁘라윳 총리를 이르는 말) 총리직을 유지해 주세요"라고 썼다.

반면 전직 언론인인 앤드루 맥그리거 마셜은 독재자 히틀러와 쁘라윳 총리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게시하고 "여기 나의 피드백이 있다. 우리는 총선이 가능한 한 빨리 치러지기를 원하며 민주적인 총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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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윳 총리 계정에 올라온 조롱 사진[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학자인 파빈 차차반퐁푼은 쁘라윳 총리의 계정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나는 목마르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정치인인 삐차이 나립타판은 '페이스북 사용하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총리의 과거 발언을 공유했다.

쁘라윳 총리는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5월 극심한 정치적 갈등과 분열 속에 질서유지를 명분으로 쿠데타를 선언하고, 잉락 친나왓 정부를 축출한 뒤 집권했다.

2016년에는 개헌을 성사시키면서 집권연장의 길도 열었다.

총선 이후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250명의 상원의원을 최고 군정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임명하고, 이들을 500명의 선출직 의원들이 주도하는 하원의 총리 선출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이 새 헌법에 담겼다.

선출직 하원의원이 아닌 비선출직 유력인사 중에서 총리를 뽑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가결됐다.

군인 출신인 쁘라윳 총리가 총선을 치르지 않고도 총리 후보가 될 길을 연 것이다.

개헌이 마무리됐지만 총선은 계속 지연됐다. 2016년 10월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 서거와 1년간의 장례식, 뒤를 이어 왕좌에 오른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의 새 헌법 조항 수정 등으로 관련법 정비 작업이 계속 순연됐다.

쁘라윳 총리는 개헌 후속입법이 마무리되고 나서 이르면 내년 2월 총선을 치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총선 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표현으로 총선 이후 총리 재도전을 시사했다.

현직 장관들이 직접 정당을 만들고 쁘라윳 총리를 차기 총리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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