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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2만 가구분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해 6년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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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송배전 미개통 용량, 4년새 60배 증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 판매하려는 업체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송·배전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발전시설이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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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16일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송·배전 시설 미개통 용량이 지난 2014년에는 181㎿에 불과했으나 올해 8월 말 기준 1만896㎿로, 무려 60배 이상 늘었다.

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를 발전시설에서 만들어 고객에게 내다 팔기 위해서는 변전소를 포함한 한전의 송·배전 인프라를 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업자는 자신의 발전시설을 한전의 송·배전 인프라에 접속하겠다고 신청하고 개통이 되면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사업자가 신청했지만 개통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 발전시설의 용량이 4년 새 60배 이상 늘었다는 뜻이다.

'지역 쏠림' 현상도 눈에 띄었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이 일조량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토지 가격이 저렴한 호남지역으로 몰리다 보니 올해 전체 미개통 용량의 43.2%(4천706㎿)가 호남지역에서 발생했다.

정부가 정책기조상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독려하면서도 정작 그에 걸맞은 인프라를 갖추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1㎿ 이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송배전 인프라에 접속하는 것을 보장해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실제로 해당 정책 시행 후 접속 신청 건수는 폭증했다. 2016년 10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접속 신청 규모는 총 1만87㎿로 집계됐다.

이중 즉시 접속이 완료된 용량은 절반도 못 미치는 46%(4천593㎿)였다. 배전선로·변압기 설치 작업 등이 필요해 접속되기까지의 대기시간이 1년 이내였던 용량은 41%(4천177㎿)였다.

그러나 통상 입지 선정부터 공사까지 약 6년이 소요되는 변전소 건설 작업을 거쳐야만 접속이 가능해 장기간 대기 중인 용량은 전체의 약 13%(1천317㎿)였다.

1천317㎿ 용량의 태양광 시설을 1년간 돌리고 그 가동률을 15%로 상정할 때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총 7천210㎿h. 1가구의 연간 전력사용량을 3천600㎾로 볼 때 약 2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발전시설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라고 정 의원은 추산했다.

정 의원은 "정부는 무조건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대안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지역 분산화 등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최근 4년간 신재생에너지 송배전시설 개통·미개통 용량 (단위=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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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전력·정우택 의원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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