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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요요마가 20년간 실크로드 걸으며 ‘협업’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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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실크로드 프로젝트’ 20년

첼리스트 요요마와 앙상블팀 내한

장구와 중국 피파·이란 카만체 등

각국 악기로 전통·현대 접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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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저에게 한 가지 진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문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다는 것이죠.”

첼리스트 요요마(63)가 ‘전 세계 70억 인구가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음악’이라는 믿음에서 설립한 비영리기관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설립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요요마는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인 실크로드 앙상블과 함께 오는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이 프로젝트의 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연다. 내한을 앞둔 요요마와 전자우편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2000년에 결성된 실크로드 앙상블은 각 나라의 전통악기 연주자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곡가들을 한데 모은 월드뮤직 단체다. 첼로, 바이올린, 장구 등 익숙한 악기 외에 한국의 장구, 이란의 카만체, 중국의 피파와 생, 인도의 타블라, 일본의 사쿠하치와 같은 다양한 악기들이 어울린 음악을 선보인다. 요요마는 “미국의 민속음악 연주자들과 작업하고 세계 여러 지역의 전통음악 유산을 알게 되면서 무언가 연구하고 되살릴 만한 전통의 힘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면서 “전통과 현대를 모두 탐구해서 그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연주자들이 한데 모여 연주를 한다는 게 쉽진 않았다. 의사소통이 어려웠고, 무엇보다 함께 연주를 맞춰본 적이 없는 악기들을 모아놓은 탓에 각기 다른 음계와 악보를 써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연주자들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워갔다. 요요마는 “문화는 우리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과 환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실크로드 앙상블이 만들어낸 화음은 낯선 음악을 한데 모았다는 의의에 그치지 않고 음악 자체로도 인정받았다. 2016년 발매된 실크로드 앙상블의 6번째 앨범 <싱 미 홈>은 그래미에서 상을 받았다. 요요마가 받은 18번째 그래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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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을 기념한 이번 공연은 실크로드 앙상블이 추구하는 비전을 오롯이 보여주는 무대다. 김동원의 장구 솔로로 시작해 한국, 중국, 베트남, 남미의 음악을 한데 모아 낯선 것들이 하나로 어울리는 하모니를 보여줄 예정이다. 요요마는 “실크로드 시작부터 동기가 된 철학을 축하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콘셉트”이라면서 “서로 다른 음악을 한데 엮음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일종의 협업에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0년을 맞아 실크로드 앙상블에 변화도 줬다. 자신이 줄곧 맡아온 예술감독 자리를 앙상블 내 젊은 연주자 세 명에게 넘겨줬다. 요요마는 “이들이 실크로드의 다음 10년을 만들어가고, 더 희망적인 세계에 대한 비전을 관객들에게 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음악으로 세계를 잇는 요요마의 다양한 시도 속에 변함없이 자리하는 건 바흐다. 요요마는 지난 8월 자신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앨범인 <식스 에볼루션>을 발매했다. 두 번째 앨범 발매 이후 20년만으로, 이번 공연에서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요요마는 “네 살 때부터 연주해 온 곡으로 힘들거나 기쁠 때 안식과 즐거움, 위안을 준 곡”이라면서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을 다시 체크해보게 된다”고 했다. “바흐의 모음곡은 인류애에 닿는 음악이자 실크로드의 중심 목표인 더 나은 세계를 이뤄가는 문화의 능력을 보여주는 곡이에요. 저는 두 시간짜리 이 모음곡을 6개 대륙에서 36번 연주하며 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이어주는지를 경험했습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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