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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세계최대 헤지펀드의 경고…"미국 경제 꼭지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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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밥 프린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가 꼭지를 쳤다고 1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하면서 "미국 경제가 '뜨거운(hot)' 상태에서 '보통밖에 안 되는(mediocre)' 상태로 옮겨 가는 잠재적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1600억달러 규모 브리지워터 자산을 운용하는 프린스 CIO는 무엇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감세 조치의 효과 둔화 등이 향후 미국 경제 하강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연준이 2020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시장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미국 경제 호황을 이끌었던 감세 효과 약발마저 점점 떨어지면서 미국 경제가 지금보다 더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린스 CIO는 지난주 미국 증시 급락 사태에 대해 "금리가 오르고 감세 효과가 점점 둔화하면서 그동안 강한 경제성장과 탄탄한 기업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투자자들 인식으로 인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화긴축이 (미국 경제에) 큰 하강은 아니어도 추가적 압박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2%를 상향 돌파하며 7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지난주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증시 급락 사태가 나타난 바 있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위험한 자산에서 발을 빼 안전한 자산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통상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여겨진다.

특히 프린스 CIO는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에 따라 주식시장에 격변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주 증시 급락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고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통화 완화 시대에서 통화 긴축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만약 성장 변곡점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일주일짜리 이벤트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급격한 하강까지는 아니더라도 프린스 CIO가 지적한 연준의 금리 인상, 감세 조치 효과 둔화 등으로 인해 어느 정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보다는 내년에 미국 경제 둔화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4.2%(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를 기록하며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앞으로 이보다 '높은 성적표'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준만 하더라도 올해 미국 경제가 3.1% 성장한 이후 내년에는 2.5%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9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2.9%, 내년 2.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의 성장세가 주춤한다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 경제는 훌륭한 상황(terrific shape)"이라며 "주식시장의 백그라운드(배경)는 매우 긍정적이며 (주가) 조정은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일에 침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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