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브렉시트 협상 막판 진통…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커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아일랜드 국경 문제 놓고 英 내 반발에 협상 결렬…오는 11월 브렉시트 특별회담 취소 가능성도]

머니투데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을 없애자는 유럽연합의 협상안에 북아일랜드 시민들이 이에 반대하는 광고를 게시했다./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 협상이 또다시 난관에 봉착하면서 '이혼 조건'에 대한 협상이 없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측 대표는 14일(현지시간) 협상에 나섰지만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놓고 입장이 갈려 결렬됐다. 당초 EU는 17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EU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협상 결렬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양측 협상단은 유럽연합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이들은 브렉시트 이후 혼란을 막기 위해 21개월로 예정된 과도기 기간을 필요시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늦은 오후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장관이 긴급회담을 위해 협상장에 도착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랍 장관은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대표에게 "EU의 협상안은 애당초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non-starter)"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입장을 전달했다.

결국 랍 장관 도착 이후 1시간 만에 협상은 결렬됐으며 양측이 기존에 합의한 내용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FT는 전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협상 이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핵심쟁점들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한 미해결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특히 아일랜드-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앞서 EU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지역이 유럽연합의 관세동맹(customs union)에 포함되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독립국이자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의 국경을 사실상 없애자는 제안이었다. 반면 메이 총리는 북아일랜드 뿐 아니라 영국 전체가 특정 기간 EU 관세동맹에 남겠다고 제안했다. EU측은 영구적이지 않은 관세동맹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국 내 반발도 이어졌다. 루스 데이비드슨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는 북아일랜드를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하게 대우하는 협상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서신을 최근 메이 총리에게 보냈다. 북아일랜드의 보수당 DUP는 협상안을 받아들일시 메이 총리를 실각시키겠다고 위협하며 결사반대를 표명했다. 메이 내각의 일부 장관들도 사퇴를 언급하며 협상안을 거부했다.

메이 총리가 결국 거절 의사를 드러내면서 브렉시트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FT는 "유럽 정상들이 오는 17일 정상회담에서 최종적으로 협상안을 마련하는 11월 브렉시트 특별회담이 불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면서 "결국 브렉시트가 발효될 예정인 3월까지 협상이 진척되지 않아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EU 외교관은 FT에 "이번 주까지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11월 브렉시트 특별회담은 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