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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STOCK & BOND] ‘급락장’ 탈출구는 배당주 투자에 있다…삼성물산·코웨이·LG유플러스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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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활성화, 재벌 구조 개혁 등이 배당 확대 기대를 높일 전망이다. 배당주와 우선주 수요 확대 가능성이 크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국내 증시가 바닥권을 두고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배당 등 안전지대에 있는 종목으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이상 기업이 배당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 시대적 분위기도 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배당의 계절이 돌아왔다. 10월은 연말 배당을 앞두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특히 올해는 증권가에 일찌감치 찬바람이 불면서 배당주 투자 확대를 권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는 하반기 들어 연일 하락세다.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 등 불안한 대외 여건과 고용쇼크를 비롯한 국내 경제지표 악화로 코스피지수는 2100선까지 무너졌다. 10월 들어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를 새로 쓰는 중이다.

요즘처럼 증시가 불안할 때는 배당이 안전판 역할을 한다.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배당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더욱 올라간다. 지난해에는 배당금이 늘었지만 주가가 뛰면서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1.62%에 그쳤다. 반면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1년 정기예금 금리를 훌쩍 넘는 2.5% 이상이 기대된다. 배당수익을 고려한다면 증시 조정기에 오히려 매수 타이밍을 잡기 쉽다는 얘기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코스피 상장사의 현금 배당액은 역대 최대치인 3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배당주 투자는 최근 자본시장 핫이슈 중 하나인 스튜어드십 코드와도 연관이 있다. 수탁자책임 원칙으로도 불리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에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요구하는 지침이다. 지난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하면서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주주제안권을 사용할 계획이지만 제도 도입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배당 확대부터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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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주 쓸어 담는 외국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호재로 작용

외국인 투자자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도 고배당주는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다. 10월 10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코웨이, S-Oil,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쓸어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과 신흥시장의 유동성 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다. 고배당주 투자는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외국인 투자 흐름에 올라타는 것도 개인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전략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외국인은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9월 20일 실시한 삼성물산 지분 블록딩(장외 대량매매)에 참여해 물량을 받아가는 등 무려 5697억원어치를 담았다. 올 초 삼성물산은 2017~2019년 3년간 주당 2000원씩 3300억원을 배당하겠다고 결정했다. 2016년 대비 3.6배 늘어난 파격적인 규모다. 올해도 같은 수준의 배당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수혜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금산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1.7% 이상을 매입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모회사가 되면 연간 5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 일부가 연결재무제표에 잡히면서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개월마다 주당 8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코웨이는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4%에 육박한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코웨이 주식 24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70%가 넘는 높은 배당성향뿐 아니라 탄탄한 실적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코웨이는 올해 1, 2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정수기 판매 성수기인 3분기에는 매출액 6811억원, 영업이익 1339억원으로 다시 한 번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통신주 사랑도 여전했다. 외국인은 9월 10일~10월 10일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주식을 각각 1254억원, 953억원어치 담았다.

LG유플러스는 실적 성장성, 5G 도입에 따른 수혜에다 배당 매력까지 고루 갖춘 종목으로 꼽힌다.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지난 7월 “지난해 수준 이상의 주주환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2.86%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수익률(1.71%)을 웃돌았다. 올 들어 이동통신 가입자는 물론 IP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LG유플러스 주가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난 9월 한때 KT를 누르고 통신 업종 시가총액 2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최근 3년간 평균 4.3%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SK텔레콤은 올해도 4% 안팎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2019년부터 5G 조기 상용화에 따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지금이 투자 적기로 꼽힌다.

배당주 투자의 단골손님 S-Oil도 빼놓을 수 없다. S-Oil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5.04%에 달한다. 지난 4년간 진행돼온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신규 설비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것도 호재다. 신규 설비 가동이 시작되는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매경이코노미

▶낙폭 과대 고배당주 투자 매력 높아

▷한토신·하이트진로·오렌지라이프

장기간 안정적인 고배당을 지급했지만 일시적인 이슈로 주가가 하락한 낙폭 과대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018년 전체 이익과 3분기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예상 배당수익률이 2%를 넘는 종목을 고르면 좋다. 이 가운데 연고점 대비 주가가 빠진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를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67%였던 배당수익률은 올해 3% 이상으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최근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투자 매력도는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도 수익 대비 과도한 주가 하락이 두드러진다. 두 회사는 지난해 7월 고점 대비 주가가 각각 32.7%, 48.5% 하락했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신규 신탁사 설립 움직임으로 경쟁 심화가 예고된 탓이다. 하지만 수수료 이익 증가 등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어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한토신과 한자신의 합산 수수료 수익은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1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합산 이자이익은 550억원으로 52.1% 늘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이익이 기대되는 가운데 부동산신탁사의 배당성향은 건설사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건설사와 주가 양극화로 한토신과 한자신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3.3%, 3%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2018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25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40% 가까이 빠진 하이트진로도 고배당주로 떠올랐다. 주가 하락으로 하이트진로의 배당수익률은 5%에 육박할 전망이다. 오렌지라이프(예상 배당수익률 8.4%), 기업은행(5.1%) 등도 수익 증가, 낙폭 과대, 고배당의 조건을 만족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기업 이익의 하향 조정이 뚜렷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 상단을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배당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방어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9호 (2018.10.17~10.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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