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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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이 급등한 여파로 보증금 10억원이 넘는 고가 전세 아파트가 마포, 성동, 광진, 양천 등 비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여의도 한강변, 판교 등 일부 지역만 볼 수 있었던 고가 전세 계약이 최근 이들 지역에서 잇따라 나왔다.
주로 학군이 좋고,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평가받는 신축 단지가 리스트에 새로 포함됐다. 현재 실거주 가치를 반영하는 전셋값 특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은 거주 여건이 우수한 시내 신축 단지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전국에서 보증금 10억원 초과 아파트 전·월세(반전세 포함) 거래는 11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강남3구, 판교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 총 15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 132㎡(2층, 이하 전용면적), 131㎡(15층)은 지난달 초 각각 11억5000만원, 11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 168㎡(11층)은 지난달 중순 1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마포구 망원동 마포한강아이파크 111㎡(20층)와 성동구 성수동2가 힐스테이트 117㎡(10층)도 지난달 중순 각각 전세 보증금 10억원에 새로 계약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단지에서도 전세 보증금 10억원 초과 계약이 2건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이들 단지에서 전세 보증금 10억원을 초과한 사례가 거의 없다. 고가 전세 계약이 월간 200건을 넘긴 지난 5월과 6월 비강남권에서 보증금 10억 초과 계약이 10여건 있지만 대부분 일반 아파트가 아닌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였다.
업계에선 이런 현상이 보유세 개편안이 발표된 7월~9월 서울 전역 아파트값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고 본다. 강남권 인기 단지 중대형 전셋값이 20억원대로 뛴 점을 고려하면 비강남권 인기 지역 전세 가격도 이에 맞춰 '키맞추기'를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고가 전세 입주자는 보유세 부담이 없고, 중저가 1주택 보유자보다 청약 조건도 유리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유세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세 형평성을 고려해 보증금 9억 초과 고가 전세 입주자들에게 별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현행법상 보유세는 소유한 물건에 부과되기 때문에 채권 형태인 보증금은 과세대상이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고가 전세에 대한 과세는 별도 법 개정이 필요한 문제”라고 했다.
향후 재정개혁특위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세 거주자들은 집값이 올라도 시세차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보증금이 단순히 1주택자 종부세 과세기준(공시가격 9억원 초과)보다 높다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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