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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삼성 위기와 도전-中] '반도체 초격차' 만든 아버지처럼... 이재용 AI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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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6곳에 AI연구센터·2020년까지 전 제품에 AI 적용 국내외 반도체 추가 생산라인 구축.... 밀레니얼 세대 위한 전에 없는 도전

아주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낮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 정상 및 수행원 오찬에 앞서 옥류관 테라스에서 대동강을 바라보고 있다. 2018.9.19/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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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신년하례회에서 새로운 도약을 강조하며, 역대 최대의 투자에 나섰다. 시설 29조9000억원, 연구개발(R&D) 12조1000억원, 자본 1조1000억원 등 총 43조100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 당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7조3000억원(2010년 기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수치다. 이 회장은 발표 직후 일본 출장에 나서며, 새로운 사업 구상에 들어간 바 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아버지인 이 회장과 그룹의 위기에 대한 의식을 같이하며,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2020년 그룹 위기... 이 회장·이 부회장 인식 같이해
이 회장이 2011년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미래 먹거리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시 신년하례식에서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사업과 제품이 10년 안에 사라진다”며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과 제품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 회장의 투자내용을 살펴보면 그가 생각했던 10년 후의 미래가 드러난다. 당시 시설투자의 내용을 살펴보면 반도체 10조3000억원, LCD(액정표시장치) 5조4000억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5조4000억원, TV 8000억원, LED(발광다이오드) 7000억원 등이다.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반도체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가운데,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OLED 사업을 통해 미래 동력을 확보하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최근 행보도 이 회장이 그렸던 미래와 맞닿아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자신의 경영철학에 맞춰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전부문의 혁신 △반도체의 초격차 전략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신사업 확대로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은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AI 사업 강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에도 유럽과 캐나다 등으로 열흘 넘는 출장을 떠나 AI를 비롯한 회사의 미래먹거리사업을 점검하고, 해외 주요 파트너와 면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AI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방문해 기술전략회의를 열고 사업추진 현황과 전략 등을 확인했다.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과 고동진 IM(IT·스마트폰) 부문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도 최근 사내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MOSAIC)’에서 AI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위한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과 주요 임직원들이 직접 챙기고 있는 삼성전자의 AI 사업은 올해 특히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9월 미국 뉴욕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 부회장이 AI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최근 경쟁자가 바짝 뒤쫓아 온 가전과 TV, 스마트폰 사업에 돌파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AI를 2020년까지 모든 제품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김 CE 부문장도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는 매년 세계시장에서 약 5억대 기기를 판매하는데 해당 제품에 AI와 IoT(사물인터넷) 기능이 적용되면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며 “이 점을 고려해 상당히 많은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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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격차 전략 유지... 밀레니얼 세대 위한 전에 없는 도전도
캐시카우인 반도체 부문의 초격차 전략도 유지한다. 수익구조가 편중됐다는 우려가 있지만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80%가량을 차지하며, 국내 수출의 4분의 1을 점하는 반도체를 등한시하고서는 미래를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 중 100조원가량이 반도체 사업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 외에 3곳에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화성에 EUV(노광장비) 라인을, 평택에 2기 메모리 라인을 각각 건설하고 있고, 중국 시안에도 기존의 V낸드와 패키지 라인 외에 두 번째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화성과 시안 라인은 내년 완공해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고, 평택 2기 라인은 2020년 완공이 목표다.

가전의 빌트인, 스마트폰의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OLED 등 기존의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사업 확장, 전장부품업체 하만의 인수와 같은 대형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 외에 전혀 새로운 도전에도 나선다.

최근 핵심 소비자층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삼성전자의 관심이 대표적인 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삼성전자 제품 70% 정도의 고객이며 앞으로도 주요 고객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들 수요에 맞는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내부에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추구할 만한 가치를 연구하는 조직도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제품, 서비스를 제대로 개발한다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해당 소비자층이 어떤 생각과 경험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삼성의 미래 예측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희 기자 sadend@ajunews.com

유진희 sade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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