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도서 관광업체가 운송사업…"무면허·명의이용 모두 유죄"
넘쳐나는 우도 관광객과 차량 |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여객운송사업 면허가 없는 업체가 다른 여객운송사업체의 버스를 빌려 자기명의로 운송사업을 했다면 무면허사업죄는 물론 명의이용죄로도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관광업체 대표 오모(60)씨의 상고심에서 운수사업법상 명의이용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제주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운수사업법은 사업명의가 누구 것이든지 사업면허가 없는 자가 여객운송사업자의 명의로 등록된 자동차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여객운송사업을 해 여객운송사업 면허제도를 잠탈(潛脫·몰래 빠져나감)하려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이 다른 사업자 명의의 자동차를 빌려 자기 명의로 무면허 운송업을 한 경우엔 명의이용이 아니라고 판단해 무죄를 인정한 것은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운수사업법은 사업면허가 없는 자가 여객운송사업자의 자동차를 사용해 여객운송사업을 하면 명의이용행위로 처벌하도록 한다. 대법원은 이 규정을 단순히 사업자의 자동차를 빌려 자기 명의로 사업한 경우에도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오씨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여객운송사업 면허도 받지 않고 다른 여객운송사업체의 버스 9대를 빌려 제주 우도에서 여객운송사업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오씨에게 무면허여객운송사업 혐의와 여객운송사업 명의이용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면허를 받지 않고 운송사업자의 자동차를 사용해 여객운송사업을 경영했다"며 두 혐의 모두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오씨가 다른 여객운송업체의 간섭없이 자기 회사 명의로 여객운송사업을 했기 때문에 운수사업법상 명의이용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여객운송사업 명의이용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혐의가 무죄가 인정되더라도 처단형의 범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1심과 같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른 업체의 자동차를 빌려 자기 명의로 여객운송사업을 했더라도 명의이용에 해당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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