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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당명도 바꿀 수 있다, 손학규·유승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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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범보수 통합 시동

"국가 위기 심각, 對與 전선 구축… 지도체제 등 기득권 내려놓겠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야권 연대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할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한국당 비대위는 손 대표는 물론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회동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비대위 관계자는 "제1 야당으로서 한국당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연대'를 넘어 '통합'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와 외교·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큰 틀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국가적 위기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손 대표와 빨리 만나서 우리끼리는 '분열 대신 연대'라는 원칙 아래 공동 대여(對與) 전선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의견과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고 서로 으르렁거릴 이유도, 여유도 없으며 연대를 위해 최대한 우리를 낮추겠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김성태(가운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내 가짜일자리대책 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재·조경태 의원, 김 원내대표, 윤재옥·최연혜 의원.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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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범(汎)보수 연대를 넘어선 야권 재편론까지 꺼내 들었다. 김 사무총장은 본지 통화에서 "야권이 단일대오로 뭉칠 수 있도록 한국당 지도부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과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갖고 싸울 생각이 전혀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서둘러 손 대표와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야권 통합을 위해 한국당은 당명 개정, 지도 체제 변경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겠다"며 "야권의 주요 대선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대표와도 회동을 갖고 솔직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했다. 다만 유 전 대표와 관련해서는 한국당 내 일각의 반감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당 비대위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입당시키기 위해 황 전 총리와의 회동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무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에 대해서는 "곧 제주도로 찾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통합과 연대를 위해 누구라도 만나고, 어디라도 갈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당 비대위는 이들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입당할 경우 남경필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과 함께 중앙당의 전면에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보수통합론에 대해 바른미래당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손학규 대표는 최근 "한국당은 수구 보수의 대표로 다음 총선에서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며 "중도개혁 세력으로 재편된 바른미래당이 오른쪽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구조는 국민의당 계열이 70%, 바른정당 계열이 30%인 상황이라 한국당과 기초적인 연대를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한국당과는 일시적인 정책 연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일각에선 보수통합론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 외에도 국민의당 출신 의원 일부가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기 위해선 사소한 이해관계를 넘어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친박(親朴), 친홍(親洪) 등에 대한 인적 쇄신을 제대로 한다면 적극적인 연대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한국당이 그런 혁신을 해내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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