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황교안‧오세훈은 되고 홍준표‧김무성은 안된다?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원책, 연일 金‧洪에 당권 불출마 압박

친박계, 황교안 전 총리에 당권 출마 권유

오세훈‧원희룡 입당 앞두고 저울질

내년 2월 전당대회, '보수대통합' 요구 높아져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노컷뉴스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김용태 위원장, 김 비대위원장, 전원책 변호사, 강성주 전 MBC 보도국 국장, 이진곤 국민일보 논설고문) (사진=윤창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주자 영입 등 보수통합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당 지도부는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움직임엔 견제구를 날리는 반면,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황 전 총리 등 인사 영입은 보수대통합 작업의 시작점이 될 수 있지만,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경우 특정 계파의 탈당 등 심각한 분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최근 오 전 시장을 직접 만나 입당을 권유했다. 지난달 20일 친박계 의원 6명과 오찬모임을 했던 황 전 총리도 조만간 접촉해 입당을 권유할 계획이다. 김 사무총장은 1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오 전 시장을 만나 입당을 권유했고, 황 전 총리와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며 "원 지사는 본인에게 아직 여러 문제가 남아있다고 해서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 차원의 이같은 움직임은 내적으로는 당 분열을 막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통해 보수대통합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전 총리 등에 대한 입당 추진설과 관련해 "범(凡)보수 대연합을 이뤄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을 맞서야 한다"며 보수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전원책 조강특위 의원도 이달 초 조강특위 위원에 선임된 자리에서 "보수 단일대오를 위해 (바른미래당과)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새누리당을 탈한 오 전 시장과 원 지사를 영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바른미래당 등 흩어져 있는 보수진영을 끌어 모으겠다는 의도다.

유기준 의원을 필두로 한 친박계 의원들은 다음달 초 황 전 총리와 만나 입당을 권유할 예정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분위기상 황 전 총리는 거의 입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황 전 총리가 당권엔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전당대회 출마를 설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친박계에서 모두 황 전 총리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황 전 총리가 범보수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수통합을 추진 중인 당 지도부 입장에선 유력 대선주자가 당 바깥에서 활동할 경우, 당 분열의 상시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는 보수 지지층에게 인기가 높은 황 전 총리를 내세워 당권을 탈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지방선거 패배 후 잠행 중인 홍 전 대표와 비박계 수장으로 꼽히는 김 전 대표에 대한 견제는 거세지고 있다.

전 위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두 인사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본인들이 큰 그릇이라면 빠지고, 끝까지 고집하면 본인들 스스로가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것”이라며 "그들은 대의를 위해서는 소의를 희생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압박했다.

사실상 전당대회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나 다름없는 발언으로 읽힌다. 홍 전 대표나 김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을 경우, 특정 계파의 탈당 등으로 당이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우려가 있는 가운데, 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가 특정 인사를 겨냥해 사실상 불출마를 강요한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비박계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 출마 등 정치 행위를 누구라도 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며 “판단은 국민들이나 당원들이 하는 것이지, 당 지도부나 조강특위가 나서서 먼저 규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박계 재선의원은 "전 위원의 그런 발언은 사실 별로 구속력도 없다"며 "뭔가 세게 치고 나가서 '쇄신'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의도대로 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전 대표 측에서도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언급을 아꼈지만,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국내에 머물며 집필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면서 "전당대회 출마는 당내외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출마 여지를 남겼다. 또 "당분간 미국 출국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출국 후 두 달만인 지난달 15일 귀국한 홍 전 대표는 당분간 자서전 집필을 마무리하며 재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