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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옐런 美연준 前의장 "韓, 신흥국위기 보다 G2무역전쟁이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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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회 세계지식포럼 ◆

매일경제

옐런에 쏠린 눈 눈 눈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왼쪽)이 12일 오전 제19회 세계지식포럼이 열린 장충아레나에서 1000여 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세계 경제 전망과 한국 금융시장 위기 가능성에 대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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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면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소비와 투자가 줄어드는 악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 경제도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교역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며, 이것이 신흥국 경제위기 전염 가능성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한 미국 연준이 현재 2.0~2.25% 수준인 기준금리를 서너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일부 우려와 달리 미·중 간 본격적인 통화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진단했다.

옐런 전 의장은 12일 서울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옐런과의 대화' 세션에서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은 시기'라고 진단하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이 신흥국 경제위기 가능성과 함께 세계 경제의 양대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가 높아지면 미국 소비자가 중간재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의 투자에도 영향을 줘 결국은 미국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 영향은 다시 중국으로 이어지고 신흥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가 대중국 중간재 수출 감소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을 지적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갈등을 완화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옐런 전 의장은 강연에 이어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며 터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 일부 신흥국에 위기가 오겠지만 1997년 같은 동아시아 국가로의 전염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거시경제와 재정이 견고하고, 외환보유액이 탄탄하며 금융감독이 잘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1997년처럼 급작스러운 위기가 아예 안 온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위기 전염 가능성보다 중국의 무역 규모가 줄어들 경우 한국 교역 축소로 이어지는 악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통화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미·중 간 '말(수사학)'로 통화전쟁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최근 위안화 절하는 중국의 환율 조작이 아니라 경제성장 둔화 때문"이라며 실제 통화전쟁 발발 가능성은 낮게 봤다. 미국이 언제까지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장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상과 비슷하게 "앞으로 서너 번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이 중위소득과 가까워질 때 부정적 영향(10대 노동자·저숙련 노동자 고용 감소)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최저임금이 내년 10.9%까지 오르면 최저임금이 중위소득보다 많아진다. 또 최근 정부와 여당의 가계부채·집값 잡기용 금리 인상 압박과 관련해서는 "금리를 인상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는 데 성공한 경험이 많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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