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여론 우려돼 여러 의견 들어보라 조언…징계 부당, 소송 낼 것"
임성근 부장판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원정도박 혐의로 약식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씨를 정식 재판에 회부하려는 재판부 결정에 개입하려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임성근(54)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단순히 조언한 것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임 부장판사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형사수석부장으로서 재판부가 국민이나 여론으로부터 어차피 벌금형밖에 선고할 수 없는 사건인데 적어도 4∼6개월 소요되는 공판절차를 진행해 결과적으로 유명 야구선수의 미국 진출을 막았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 우려돼 조언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와 오씨에게 적용된 단순도박 혐의는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만 처벌할 수 있어 정식 재판에 회부되더라도 재판 기일만 늘어날 뿐 약식재판과 결과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정식 재판 회부로 자칫 당시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오씨에게 악영향을 줄 경우 사법부가 비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조언했다는 취지다.
임 부장판사는 당시 재판부인 김모 판사도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 '부당한 개입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판사가 '재판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언을 듣고서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이 사건을 적정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임 부장판사는 자신에게 내려진 견책 징계도 부당하다며 불복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판사가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적정한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데도 징계사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사법행정권의 정당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법원에 불복의 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관징계에 대한 불복 소송은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진행된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16년 1월 약식명령이 청구된 두 프로야구 선수의 도박사건과 관련해 법원 사무직원과 담당 판사를 통해 재판에 관여하려 했다는 이유로 최근 대법원에서 견책 징계를 받았다.
김 판사가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는 보고를 받은 임 부장판사가 사무직원에게 공판절차 회부 결정문 송달을 보류하라고 지시했고, 김 판사에게는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처리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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