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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시중은행, 혁신기업 대출 꺼려" VS 은행, "고객에게 리스크 전가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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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객에게 리스크 전가하기 어려워"

국내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 가운데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각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국내 14개 일반은행이 기업에 빌려준 돈은 총 586조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51.6%(302조4000억원)가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었다. 지난 2010년 말 기업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33.7%였으나 이후 8년여 동안 비중이 꾸준히 높아져 절반을 넘기게 됐다.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도 부동산을 담보로 하지 않고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전체 가계대출 중 71.0%를 차지한 주택담보대출까지 더하면 전체 은행대출 중 부동산담보 은행대출 비중은 61%가 넘는다. 한 지방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900% 증가했다.

한편 기업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1.7%에서 올해 6월 33.9%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은행들이 가계 뿐 아니라 기업부문에도 담보대출을 선호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자금중개기능을 회복해 생산적 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해야만 생산을 유발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며 “은행대출의 부동산 편중을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국책금융기관들이 이미 기술력 우수하다고 평가한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영향도 있다. 또 업력 3년 이하인 기업의 경우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신용등급은 낮다”며 “어차피 고객 돈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인데,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돈을 빌려주는 것은 고객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는 것이라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한 14개 은행은 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씨티 등 6개 시중은행과 농협·수협 등 2개 특수은행, 대구·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이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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