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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與 '차등의결권' 도입 추진?..인터넷은행법 재판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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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국정감사 대책회의서 제도 도입 의사 밝혀

"혁신성장의 핵심인 벤처기업 활성화 위해 필요"

관건은 적용대상..與 '비상장 벤처' vs 한국 '모든 기업'

여당 내부 반대 목소리 있어..논의 과정서 논란 예고

이데일리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종책위의장(가운데)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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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상장 창업·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존재하고 자유한국당에서는 비상장기업으로 국한 시킬 것이 아니라 상장기업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법 때와 ‘판박이’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전략 중 하나가 기술창업의 활성화”라며 “벤처창업기업에 원활한 자금 조달을 통한 성장의 사다리를 제공해서 혁신창업을 활성화하는 제도로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등의결권 제도는 일반적으로 1주에 1의결권을 주는 원칙의 예외를 인정해 경영권을 보유한 대주주의 주식에 대해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해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이용된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벤처 창업자가 자금 유치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했을 때 경영권이 불안정해지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차등의결권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을 최소화하고 창업가들이 과감한 도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글과 페이스북도 차등의결권을 통해서 경영권 유지하면서 발전해왔다”며 “미국은 물론 캐나다, 영국, 핀란드, 스웨덴 등도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기술력 있는 창업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진다”며 “1100조원에 이르는 유동성 자금도 혁신 벤처기업이라는 새 투자처가 생겨 투자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주주 동의로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는 내용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이 제도 도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대기업 오너들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운열 의원의 법안이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야당과의 논의 과정에서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한국당에서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모든 기업에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등의결권 도입을 담고 있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기업이 외국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면 차등의결권이 모든 기업에 도입돼야 한다”며 “주식 장기 보유자에 대해 의결권을 더 주는 식으로 안전장치를 두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비상장 창업벤처 기업으로 아주 국한해서 적용하는 건 찬성하지만 모든 기업에 적용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인터넷전문은행법 때처럼 여야간 논의 과정에서 이 원칙이 깨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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