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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민주당이 '차등의결권'을 들고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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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the300]국감後 국정전략, 혁신성장에 방점…'최운열 벤처기업육성法'으로 드라이브

머니투데이

"혁신성장 정책 성과를 내라."

정부·여당이 혁신성장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정감사 이후 문재인정부의 성장동력을 이끌 하나의 카드로 '차등의결권 도입'을 꺼내들면서다.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내세워, 최저임금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경제정책 방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겠다는 생각이다.

차등의결권은 기업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제도다. 미국에선 경영자에게 1주당 10~100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발행권을 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 상법에서 의결권에 관해 1주 1의결권을 명시하고 있다. 1주당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주식은 현행 법체계상 발행이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 중에서 소득주도성장만 많이 언급되면서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정책을 포기했냐는 비판이 많았다"며 "저성장기조에서 눈에 보이는 혁신성장 카드로 우선 창업·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면서 국감 이후 정책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벤처기업에 한해서라도 차등의결권이 도입될 수 있는 물꼬가 처음 트였다는 데 의미를 둔다. 그동안 중소·벤처업계에서는 지분 구조가 취약한 창업 초기 기업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거나 창업자가 지분 희석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위험 때문에 기업공개(IPO)를 꺼렸다.

창업자가 경영권 걱정 없이 회사를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미국·캐나다·영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기업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차등의결권제를 허용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이번 국감 정국에 앞서 '국감 이후 입법성과'를 어떻게 낼지 고민하다 이 제도를 선택했다. 일자리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안좋게 나오는 상황에서 저성장 기조를 극복할 성장정책이 나와야 할 타이밍에서 이 제도가 성과를 보여주기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법안도 이미 발의된 상태다.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30일 비상장벤처기업이 총주주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1주당 2개~10개인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 가능토록 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육성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이 내놓은 개정안은 기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관인 상법을 개정해 모든 기업에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방식과 달랐다. 앞서 상법을 개정하는 법안은 정갑윤·권성동·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여당은 상법을 바로 개정하는 대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관인 최 의원의 벤처기업육성법 개정안을 추진키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도 "이제 기술력이 있는 창업벤처기업에 한해서라도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며 "혁신벤처기업이 안정적인 자금 동원을 통해 성장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 역시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자의 철학과 노하우가 기업발전에 필수적이나 대주주의 경영권이 취약해 창업정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며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시 경영권 불안 우려를 해소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건희 기자 kunhe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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