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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2018국감]“스리랑카인은 구속, 사법농단은 기각?” “방탄판사단이냐” 영장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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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 하나 잘못 날렸다고 스리랑카 외국인 노동자가 구속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사법농단 주역들은 압수수색 영장부터 줄줄이 기각되지 않습니까!(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방탄소년단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사람들은 지금 사법부를 보고 방탄판사단이라고 합니다.(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사법농단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법원이 여러차례 기각한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입을 모아 비판했다. 당장 지난 8일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주거, 사생활의 비밀 등에 대한 기본권 보장의 취지에 따라 압수수색은 신중해야 한다”며 기각했다.

백혜련 의원은 “제가 법조 생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여태까지 주거의 평온과 안정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는 듣도보도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향신문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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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으로 생활하면서 주거의 평온과 안정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를 알고 있느냐”는 백 의원 질문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저는 그런 사례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법원행정처 김창보 차장과 이승련 기획조정실장도 “경험한 바 없다”고 했다. 백 의원은 “이런 기각에 대해 어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전직 대법원장의 사생활은 사생활이고 일반 국민의 사생활은 사생활이 아니라는 것이냐”며 “영장 문제를 인지했다면 사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한편 “영장을 기각하는 법원도 문제이지만, 이런 영장을 계속 청구하는 검찰도 문제”라며 “같이 쇼를 하고 있다고 본다”는 말도 했다. 이 의원은 “상식적으로 핵심 연루자들이 이미 증거를 폐기하지 않았겠느냐”며 “그런데도 검찰이 계속 영장을 청구하고 판사는 계속 기각하는데, 논란을 이제 끝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사법농단을 밝히자는 거냐, 덮자는 거냐”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법원이 전·현직 법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있어서 기존 일반 국민에 대한 사건과는 천지차이의 태도를 보이지 않느냐”며 “법원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는 보였지만 결국은 치부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조직 보호,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게 국민들의 보편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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