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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2018 국감]김진태 ‘벵갈고양이’와 출석···“남북정상회담 때문에 퓨마 사살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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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등장한 벵갈 고양이가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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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 첫날인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대상 국정감사에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18일 대전 동물원에서 탈출한 후 사살된 ‘퓨마 사건’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데리고 온 것이었다. 김 의원은 같은날 개최된 3차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퓨마가 사살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 오전 11시 50분쯤 김 의원 질의 차례가 되자 국감장 한가운데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가져왔다”며 “한번 보시라고 가져왔다”며 벵갈 고양이를 소개했다. 그는 “9월 18일 남북정상회담 하는 날, 대전 모 동물원에서 퓨마 한마리가 탈출했는데 그것을 전광석화처럼 사살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저녁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눈치도 없는 퓨마가 탈출해서 인터넷 실검(실시간 검색) 1위를 계속 차지했다”면서 “그랬더니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된 게 맞느냐”고 질의했다.

김 의원은 또 “퓨마가 우리를 이탈한 지 1시간 35분 만에 NSC 회의가 열렸다. 작년 5월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2시간 33분 만에 회의가 열렸다. 미사일 발사보다 더 민첩하게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퓨마는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보고된 적 없다”며 “퓨마는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또 “(퓨마가) 사육사나 관람객을 살상하거나 하는 게 전혀 아니다”며 “열린 우리 밖으로 나간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마취총을 쏴도 안 죽으니까 사살을 했다. 불쌍하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됐다. (사살을) 대전시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NSC 회의 소집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내가 회의 멤버이기 때문에 안다”고 답했다. 또 “퓨마가 울타리를 넘어갔으면 인근 주민은 굉장히 위험했다. 사살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가 주민에게 위협이 됐다면 과연 얼마나 정부를 비난했을까”라며 “동물원과 협의해서 (사살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감에 ‘출석’한 고양이는 김 의원 질의 내내 케이지 속에서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김 의원 측은 “국정감사를 위해 어렵게 벵갈 고양이를 공수해 며칠간 닭가슴살과 참치 등을 먹이며 돌봤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일 대전동물원을 탈출한 퓨마 한마리가 최초 신고 후 4시간 30여분만에 사살됐다. 이를 놓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의 잘못으로 죄 없는 퓨마가 왜 희생 당해야 하나’ 등의 청원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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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벵갈 고양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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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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