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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청주서 이색 세계기록유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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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코리아 국제 페스티벌

그림 형제 신데렐라 잔혹 동화

고려 왕에 전한 로마 교황 편지

영화 산업 초기 자료 등 인기

[충청일보 신홍균기자]신데렐라 이야기 속 신데렐라의 언니는 맞지 않는 유리구두를 억지로 신으려다 실패한다.

그런데 그림 형제의 원래 이야기 속 신데렐라의 언니는 구두에 발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발꿈치를 잘라내고 신었다가 피를 흘리면서 구두의 주인이 아님을 들킨다.

충북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청주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독특한 세계기록유산을 볼 수 있다.

그림 형제가 세계 200개의 이야기와 10개의 전설을 모아 만든 '어린이와 가정의 이야기'는 2005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는데, 일부 판본ㆍ삽화 복원본이 이 페스티벌에서 전시되고 있다.

지난 8일 축제장을 찾은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학생 등 2500여 명의 학생들은 세계기록유산전 마지막 작품인 신데렐라 삽화 앞에서 발길을 떼지 못했다.

박수잔 전시팀장은 "신데렐라 삽화는 초기 그림 동화의 잔인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알고 있던 내용과 많이 달라 이를 몰랐던 학생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장 데스멋 콜렉션도 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관람 코스 중 한 곳이다.

장 데스멋은 1907년에서 1961년 사이 활동한 네덜란드의 영사 기사다.

영화 배급사 일도 했던 그는 900여 편의 영상자료와 포스터 1000장, 사진 1500장을 모았다.

2011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이 콜렉션 중 원본 100여 점이 페스티벌에서 전시되고 있다.

초기 영화는 모두 흑백인데 페스티벌에서는 흑백 영화와 색을 입힌 필름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박 전시팀장은 "장 데스멋 콜렉션은 영화산업 초기에 영화가 어떻게 제작됐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1333년 로마 교황이 고려 왕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필사본이 전시된 '직지 로드' 기획전 역시 학생들이 큰 관심을 드러내는 곳이다.

'존경하는 고려인들의 국왕께. 왕께서 그곳 그리스도인들에게 잘 대해 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라는 내용이 이 편지에 담겨 있다.

현존 세계 최고(最故)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ㆍ약칭 직지)이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제작되기 40여 년 전부터 고려와 유럽이 교류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직지 로드'는 고려의 금속활자가 1455년 제작된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경 금속활자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직지 숲으로의 산책'을 주제로 한 전시, 강연, 체험, 국제학술회의,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 풍성한 행사가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신홍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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