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북저널리즘` 펴낸 이연대 대표 "신문뉴스 속보성 접목해 출판업 부활 이끌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연대 스리체어스 대표가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가 잡지인지 신문인지 책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알고 싶은 주제를 깊이 있게 알려드릴 뿐입니다."

모든 사람이 출판업 위기를 말할 때 기회를 말하는 이가 있다. '북저널리즘' 시리즈를 펴낸 이연대 스리체어스 대표가 그 주인공. 북저널리즘은 신문과 책 사이에 있는 콘텐츠다. 책처럼 깊이 있게, 뉴스처럼 빠르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검사는 문관이다' '넷플릭스하다' '미래의 교육, 올린' 등 발간물 10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3쇄를 찍은 책도 여러 종이다.

출판업계 틈새시장을 공략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 대표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출판업 위기에서 찾은 대안은 '지식 콘텐츠'다. "이제 정보는 값이 쌉니다. 비싼 것은 그 정보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해야 합니다. 정보 나열에서 분석과 의견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일간지의 매거진화, 기자의 전문화도 같은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지식 콘텐츠를 위해 이 대표는 '전문가의 기자화'를 택했다. "기성 언론은 직접 취재해 보도하지만 북저널리즘은 각계 전문가가 저술합니다. 이른바 '전문가의 기자화'입니다. 학술적 깊이와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저자들이 저희 플랫폼을 통해 지식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합니다."

요즘 지식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취향을 좇는 젊은 층 소비가 늘어나면서부터다. "제품과 서비스 수가 폭증하면서 취향에 따른 큐레이션 시대가 열렸습니다. 취향을 가장 잘 드러내는 상품이 책입니다. 저희 이용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지적 욕구가 강합니다. 이용자 직업군은 스타트업과 지식산업 종사자가 다수입니다. 아울러 최근 독립서점이 늘어나고, 책을 매개로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죠."

이 대표는 북저널리즘 서비스 규모와 범위를 키우고 있다. 지난 4일 만난 이 대표 입술은 부르터 있었다. 그는 며칠 전 영국 유력 언론 '가디언' '인디펜던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왔다. 두 언론사와 북저널리즘 콘텐츠를 교환해 싣기로 했다.

또한 이르면 이달 말부터 매달 12종 콘텐츠를 발행하고 구독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2017년 2월 북저널리즘을 출시한 이후 앞만 보고 달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시간 내외로 읽는 단행본 28종과 20분 내외로 읽는 디지털 전용 콘텐츠 9종을 발행했습니다. 이달부터 보다 다양한 주제를 보다 많이 발행할 계획입니다. 다섯 가지 카테고리별로 밀레니얼스(Millennials)에서는 밀레니얼 세대 문화와 사회 현상을 다룹니다. 밸런스(Balance)는 여가와 라이프스타일, 퓨처(Future)는 테크와 미래, 폴리틱스(Politics)는 정치와 힘의 문제, 비즈니스(Business)는 경제와 산업 부문을 조명합니다."

이 대표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를 업으로 삼았다. 활자를 다루는 일에 늘 관심이 많았다. 7년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종다양한 일을 여러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접했다. "국회에서 한 해 수백 개 넘는 첨예한 이슈를 점검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을 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2014년 3월 와이콤비네이터 설립자인 폴 그레이엄이 쓴 에세이를 읽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0에서 1을 만드는 일, 세상에 없던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텍스트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서 자연히 그 분야 창업을 고민했고 그해 스리체어스를 설립해 한 호에 한 인물을 다루는 평전 잡지를 창간했습니다."

이 대표가 첫 창업부터 잘 풀렸던 것은 아니다. 2년간 평전 잡지를 발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업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을 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인터뷰하면서(바이오그래피 매거진 9호) 깨달았습니다. 저는 1997년 인터넷 태동, 2007년 스마트폰 등장을 단지 제 삶의 양식을 바꿀 편리한 기술로 여겼는데 김 의장은 사고 범위를 만인으로 확장해 6개월 뒤 변화상을 전망하고 미리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한게임과 카카오톡입니다. 김 의장을 장시간 인터뷰하면서 자극보다 중요한 것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 후 미디어 변혁에 주목하다가 북저널리즘을 출간했습니다."

[박윤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