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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韓성장률 전망 잇단 하향조정 4대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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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제통화기금(IMF)이 9일 발표한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망치는 국내 민간 연구소들이 제시한 전망치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0일 '2019년 한국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8%, 2.6%로 전망했다. 이날 IMF가 하향 조정한 우리나라 성장 전망치와 일치한다. 앞서 LG경제연구원 역시 보고서를 통해 올해 2.8%, 내년에는 2.5%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들 민간 경제연구소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미 우리나라가 전형적인 경기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경기 하강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부담 요인 외에 국내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 부진, 산업의 성장동력 약화, 정부 경제정책 효과성 미흡 등이 경기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고용·투자 등 경제지표 부진

IMF는 지난 2월 '연례협의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올해 3.0%, 내년 2.9% 성장할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IMF가 한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 발표한 수치였다. 반면 이번 조정치는 실제 상반기 실적치를 고려해 내놓은 예측이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는 고용과 투자 등 지표들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8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10년 1월 취업자가 1만명가량 줄어든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9월은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안팎의 분석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동력을 보여주는 설비투자는 지난 3월 이후 연속 6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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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의 성장동력 약화

수출은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는 게 문제다. 지난 9월 일평균 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져 불안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반도체 수출 비중(24.6%)은 1~9월 평균(21.2%)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13대 주력 품목 중 일반기계(-2.7%), 석유화학(-5.2%), 디스플레이(-12.1%), 자동차(-22.4%), 철강(-43.7%), 선박(-55.5%) 등 10개 품목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들이 굉장히 고령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못 찾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 정부 경제정책 효과성 미흡

이 같은 상황에서 내수 부양을 위한 소득 주도 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경제성장 전망치의 잇단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효과성 논란에 대해 IMF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비관적으로 판단한 결과인 듯하다"며 "일련의 정책이 효과를 냈으면 내수가 살아났어야 했는데 오히려 위축된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 2분기 경제가 전기 대비 0.6% 성장하는 데 있어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7%포인트를 기록했다. 배 전무는 "정부 기대와는 달리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들이 소비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기보다는 비용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여건 악화

IMF는 이날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성장 전망 하향 조정을 언급하며 "최근 무역 관련 조치들의 부정적 영향이 부분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우리나라는 최종 소비재보다는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로 버티고 있는데,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적 변수에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중간재 수출 비중이 큰 나라들은 최소 2분기~1년 정도 선행성이 있는데, 세계경제가 둔화세로 접어들기에 앞서 한국 경제 성장이 우선적으로 하강세에 접어들 것으로 IMF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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