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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판문점 선언 비준 놓고 갈라진 바른미래당…유승민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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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비준 논란을 계기로 불거진 바른미래당의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바른미래당은 ‘한 지붕 두 가족’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참석시켜 국회 비준 동의를 요청했지만, 지상욱ㆍ이학재 등 일부 의원이 “한쪽에 경도될 수 있다”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당초 비준안 처리 협조를 고려했던 김관영 원내대표는 결국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는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비준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정했다”고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일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워크숍을 찾아 김관영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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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갈라져 나온 정치세력의 결합체다. 애초부터 이질적 정치철학을 가진 두 집단의 융합은 만만찮은 과제였다. 정치권에선 양측의 갈등이 비단 판문점 선언 비준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보다는 바른미래당을 둘러싼 정계개편 가능성이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란 것이다.

실제로 최근 바른미래당 주변에서는 ▶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호남계가 결합하는 ‘도로 국민의당’ 소통합 ▶친박ㆍ친홍을 제외한 중도세력 빅텐트 등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바른미래당까지 포함한 ‘보수대통합’으로 엮어내려는 한국당은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군불을 때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중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회동해 입당을 권유했고, 최근 영입된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장도 “국민의 희망은 보수가 통합하고 단일대오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는 ‘정계 개편의 불씨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해왔다. 지금 맞아 돌아가고 있지 않느냐”라며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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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대구 칠성시장을 찾아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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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바른정당계의 최대 주주인 유승민 의원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의원이 어떤 결심을 하냐에 따라 야권의 통합 지형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최근 당 행사에 거의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으며, 당내 갈등에 대해서도 일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 일각에선 유 의원이 바른미래당에서 이미 마음이 떠났지만 명분을 중시하는 스타일 때문에 쉽게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한국당에서도 친박계를 중심으로 유 의원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대통합의 움직임은 11월 열리는 한국당 새 원내대표 선거에서 누가 되느냐가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며 “현 비대위나 복당파에 가까운 인물이 당선된다면 바른정당계에도 ‘돌아오라’는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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