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성능차 생산기지로 탈바꿈한 현대차 체코공장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에 있는 노소비체. 수도 프라하에서 280km, 기차로 약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곳에는 현대차 체코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체코공장은 현대차가 유럽시장에서 판매하는 소형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생산을 전담하는 생산기지다. 최근에는 체코공장에 타이틀 하나가 더 붙었다. 바로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끄는 i30 N을 생산하는 현대차차 고성능차 메카란 별칭이다.

"체코공장에서 생산한 모든 차에 대해 자부심이 있지만, i30 N은 그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차입니다. 정말 품질이 좋은 차라고 자부합니다."

현대차 체코공장 프레스부에서 근무하는 루브미르 예드족./ 현대차 제공

현대차 체코공장 프레스부에서 근무하는 루브미르 예드족(Lubomir Jedzok)씨는
'N' 브랜드의 첫 모델인 'i30 N'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했다. 예드족씨는 "i30 N과 같이 멋지고 좋은 차를 제가 만들었다는 사실에 자긍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 10살된 체코공장 한단계 도약 시동

현대차는 지난 2008년 노소비체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약 200만㎡(60만평) 규모의 부지를 조성해 체코공장을 준공했다. 체코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정 및 변속기 공장 등 자동차 생산설비와 부품·물류창고, 출하검사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돼 있다. 이렇게 하나의 공장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생산 공정이 이루어지면 자족형 완성차 공장이라고 한다.

현재 이곳에서는 현재 투싼과 i30, ix 20, i 30 N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 규모는 크지만, 직원들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i30 N'/현대차 제공

5400톤 규모의 프레스기와 판넬 자동적재 시스템이 깔린 프레스 공정, 용접 로봇 367대로 구현한 완전 자동화 차체 공정, 친환경 수용성 공법이 적용된 도장 공정, 부품 적기공급방식(JIT)을 도입한 의장 공정 등을 통해 자동화 비율을 크게 높은 덕분이다.

체코공장에서 만드는 차량은 독일과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와 중동, 중남미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출범 이듬해인 2009년 14만대 수준이었던 생산 대수는 현재 35만대로 약 2.5배 증가했고 근로자 수도 약 2000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3200여명으로 늘었다.

체코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2017년말 기준으로 체코의 전체 자동차 생산량은 141만3881대. 현대차 체코공장은 33만대를 생산해 현지 생산순위 2위를 기록했다. 2008년 가동 이후 올 8월까지 275만대를 누적 생산했다. 내년 4~5월 누적 생산량 300만대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체코 자동차 판매시장에서도 현대차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체코에서 2만1420대를 판매해 현지시장 점유율 7.9%를 기록했다. 1위는 8만4138대를 판매한 스코다, 2위는 2만6942대의 폴크스바겐이었다.

◇ 고성능·친환경차 생산 공장으로 진화

최근 체코공장은 i30 N을 생산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현대차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인 남양연구소가 있는 '남양(Namyang)'과 현대차의 주행성능 테스트센터가 자리 잡은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의 영문 첫글자(N)에서 따온 'N'에 노소비체(Nosovice)의 'N'을 하나 더 붙이겠다고 할 정도다.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i30 N'/현대차 제공

양동환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장은 "그간 유럽 판매 물량의 절반을 책임지며 유럽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며 "이제 i30 N'을 통해 고성능차 생산의 전초기지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코공장에서는 고성능차 전문 주행검사원을 선발해 모든 i30 N 차량에 대해 주행검사를 하고 있다. 보통 차량은 주행검사를 한 번만 하지만, i30 N은 일반 주행검사 후 고속주행 성능 및 조향 안정성 등의 고성능 주행검사 프로세스를 추가로 도입했다.

아울러 i30 N의 섀시부품은 설계 기준에 맞는지 전수 검사 후, 양품으로 판정받을 경우에만 실제 차량에 장착하고 있다. 양 법인장은 "있는 i30 N은 직원들이 장인정신을 발휘해 점검, 또 점검을 하며 ‘명품 고성능차’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된 i30 N을 점검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이렇게 생산된 i30 N은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31개국으로 수출된다. i30 N을 주문한 고객들은 현재 평균 3개월, 최대 6개월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유럽시장에 지난해 내놓은 i30 N은 올해 8월까지 3777대가 팔려 연간 판매목표(2800대)를 넘어섰다. 올해에만 목표량의 두 배인 약 6000대 가량이 팔릴 것으로 보인다.

완성된 i30 N을 점검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 체코공장은 유럽 및 호주 등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i30 N의 인기와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i30 패스트백 N과 N 라인 모델들의 판매가 시작되면 고성능차 생산 대수를 더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금 체코공장은 유럽 전략 차종, 그리고 고성능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허락한다면 미래 지향적인 친환경차 도입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소비체(체코)=김참 기자(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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