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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美전문가들 “폼페이오 방북 성과 미미”... 막후 협상에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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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폐쇄한 풍계리 사찰은 같은 車를 또 판매하는 것” 비판

한국일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오찬을 함께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 미국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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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협상 성과를 두고 미국 전문가들과 언론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미국이 밝힌 회담 결과만 놓고 보면 미미한 성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과의 막후 협상에 대해선 함구하는 상태여서 향후 결과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미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비핵화 합의 사항은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단 방문이다. 미국 국방정보국 정보분석과 출신의 브루스 벡톨 엔젤로 주립대 교수는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설에 대한 사찰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실험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라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미 과학자 연맹의 애담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북한이 대화를 지속하고 싶다는 강한 신호지만 그 자체가 중요한 군축 조치는 아니다”라며 “상징주의에 만족하는 행정부에 제공한 또 다른 상징적 조치”라고 낮게 평가했고, 앤드리아 버거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5월에 폐쇄한 시설의 사찰을 뒤늦게 제안했다는 점에서 “같은 차(車)를 또 판매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사찰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나 영변 핵시설 등 다른 핵 미사일 시설에 대한 사찰 및 폐기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주목하는 분위기다. 버거 선임연구원은 “만약 그 단계가 조사관들이 잠재적으로 다른 시설에 접근하는 것에 대한 대화로 해석될 수 있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고, 벡톨 교수도 영변 핵 시설에 대한 폐쇄 약속이 있었다면 이번 제안이 고무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결국 북미가 막후에서 다른 비핵화 조치에 대한 의견 접근을 어느 정도 이뤘냐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룬 진전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면서도 비핵화 협상의 민감성을 감안하면 북미가 공개되지 않은 합의에 도달했을 수 있고, 폼페이오 장관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선적으로 보고하기를 원할 수 있다며 막후 진전 가능성은 열어뒀다. 하지만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CNN 방송에서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얘기로는, 막후에서 어떤 돌파구가 열리거나 진전이 이뤄진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딘 쳉 선임연구원은 “특정 사항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지만, 그런 게 없다면 2차 정상회담의 초점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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