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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오뚜기 숨겨둔 알짜株에서 찬밥된 조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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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냉동피자 경쟁 심화·적은 유통주식수에 시장 외면…일거래량 14주인 날도 빈번]

머니투데이

오뚜기 알짜 계열사 '조흥'이 주가와 거래량 모두 하락하며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거래량이 100주가 안되는 날이 빈번하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은데다, 냉동피자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조흥은 전일대비 500원(0.26%) 떨어져 18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31주였다. 조흥은 가뜩이나 적던 거래량이 최근 들어 더욱 쪼그라들었다. 지난 9월 이후 전날까지 22거래일 간 일거래량이 100주를 밑돈 날이 14거래일로, 절반 이상이다. 지난 4일에는 14주 거래되는데 그쳤다.

주가도 올 들어 내리막이다. 지난해 5월31일 장중 역대 최고가인 43만원까지 치솟은 후 30만원대 안팎을 유지했지만, 올 들어서는 10만원 후반대로 추락했다. 올해 조흥 주가 하락률은 34%다.

지난해 조흥은 오뚜기 냉동피자 제조업체인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2017년 초 18만원대였던 주가가 5개월여만에 40만원을 웃돌며 135% 뛰는 기염을 토했지만, 올 들어 지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조흥 주가 부진의 원인은 크게 냉동피자 성장 한계, 적은 주식 유통물량 2가지로 꼽힌다.

조흥은 치즈, 식품첨가물 전문 제조업체다. 1959년 고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친동생인 함승호씨가 조흥화학공업이란 이름으로 창업했다. 오뚜기 계열사가 된 것은 2002년, 경영난에 빠진 조흥 주식을 함태호 창업주가 장내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면서부터다.

당시에는 함 회장과 오뚜기를 비롯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19.13%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상미식품, 오뚜기라면, 오뚜기제유, 애드리치, 오뚜기물류서비스 등 계열사가 모두 주주로 참여하면서 현재는 오뚜기 측 지분율이 67.22%까지 확대됐다. 이에 소액주주 지분은 22%에 그친다.

총 발행 주식 수도 60만주로 극히 적다. 최대주주 측 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증시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소액주주가 보유한 13만여주에 불과한 셈이다.

조흥 주가를 띄웠던 냉동피자 재료도 소진되는 분위기다. 오뚜기 냉동피자는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지난해 연매출 545억원을 달성했고, 현재도 시장점유율 1위다. 그러나 시장가능성을 본 경쟁사들이 잇따라 냉동피자를 출시하면서 맹추격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이 내놓은 '고메' 피자는 1분기 월평균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1~2월 기준 30%대에 육박했다.

오뚜기는 '착한 기업' 이미지에 걸맞게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아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일찌감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맞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있는 계열사들을 합병하거나, 오너 지분을 20% 미만으로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다.

조흥은 오뚜기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올해 상반기 기준 28%를 넘어선다. 일감 몰아주기 기준(연매출 30%) 문턱에 아슬아슬하게 미달한다. 따라서 여유 현금으로 지분을 추가 확보, 종속회사로 편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흥에 대한 오뚜기 지분율만 37.95%고, 계열사 지분율이 67%에 달해서다. 주주들도 조흥 상장 유지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뚜기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계열사 지분 정리작업을 하는 것은 맞다"며 "조흥 등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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