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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팝인터뷰①]'협상' 이종석 감독 "답답한 결말? 메시지 담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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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이종석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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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데뷔작..새로운 것 대한 갈증 있었다”

영화 ‘물괴’, ‘안시성’, ‘명당’ 등 사극이 쏟아진 올 추석 극장가 호기롭게 범죄 오락 영화를 내놓은 신인 감독이 있다. ‘협상’의 이종석 감독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협상이라는 소재를 차용, 배우 손예진, 현빈과 함께 영리하게 빚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종석 감독은 ‘협상’은 도전이었다면서 데뷔작인 만큼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제안 받은 프로젝트도 있었고, 직접 써보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손을 댔는데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어디서 본 듯하거나 뻔히 아는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것보다 처음이니깐 모든 걸 던지고 싶었다. 고민하던 도중 ‘협상’ 프로젝트를 만났다.”

이어 “새롭다고 생각했지만, 당장 해보자가 아닌 자료 조사부터 시작했다. 한국에도 협상가들이 있더라. 그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니 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제균 감독님께서도 믿어주셨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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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상' 포스터


이종석 감독은 협상가와 인질범 캐릭터의 대치가 극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틀이라고 판단,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고자 방향을 잡았다. 이는 국내와 태국 촬영 사이 주어진 기간에 편집에 공을 들이며 가능해졌다.

“촬영 끝나고 태국 촬영 전 기간이 두 달 정도 있었다. 힘든 과정이긴 한데 돌이켜보면 장점이 많았다. 이렇게 저렇게 고쳐보고, 만져보고 편집해볼 수 있었다. 웬만한 최장 편집 기록이 아니었나 싶다. 첫 편집본은 2시간 30분~40분이었는데 뼈대를 살리되, 도움을 주지 않는 부분은 쳐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그렇다고 긴장감으로 지치게 하지만은 않는다. 이종석 감독은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선사하면서도 곳곳에 유머 요소를 녹여냄으로써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

“개인적으로 너무 진지한 이야기만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코미디를 하라고 하면 자신 없는데 피식피식 웃음 나오는 것들로 긴장을 조금 완화시키고 싶었다. 자칫 하면 긴장감이 깨질 수 있으니 깨지지 않는 한도 안에서 관객들이 한 템포 쉬어가게 하고 싶었다. 줄타기 싸움이었는데 이 작업이 힘들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협상’은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오직 모니터만 사이에 두고 팽팽하게 맞서는 협상가, 인질범의 대치 상황을 담아내기 위해 이원 생중계라는 생소한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재고의 여지가 없었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두 배우의 감정을 얼마나 끌어내고 밀착시킬 수 있는지, 상대방이 디테일하게 얼마나 반응하고 같이 쌓아 만들어가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또 두 배우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연기하기를 원했다. 카메라를 위층에 3대, 아래층에 3대를 두고 왔다 갔다 하면서 찍었다. 의도치 않은 앵글이 있기도 했는데, 그게 여기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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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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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입봉하게 됐다. 그런 만큼 그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현장에서 만들어나가기도 했다. 이러한 작업은 촬영 전부터 배우들,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기 때문에 가능했다.

“조감독 때는 거침없이 결정을 내렸다면, 감독이 되고 나서는 여기저기 눈치를 보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감독으로는 베테랑이었다면, 감독으로는 초짜니 확신하지 못했다. 확신하지 않으면 확신 못하는 내 성격 탓인 것 같기도 하다. 점점 달라지겠지만, 첫 영화인 만큼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현장은 실전이다. 실전에 그냥 가면 얻어터질 수밖에 없다. 훈련을 얼마나 하냐가 중요한데 손예진, 현빈과 시나리오, 캐릭터 등 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두 분이 캐릭터와 하나가 돼 텍스트로만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스태프들도 내가 디테일하게 주문하기보다는 알아서 찾아가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종석 감독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 지음으로써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그는 자신이 의도한 바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난 영화가 어떤 결론이 맺어지는 것보다는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걸 좋아한다. 사이다가 아니니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인생은 다른 사람의 진심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걸 그대로 보고, 있는 그대로 생각하기보다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고민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협상’은 제한된 공간에서 긴장감 역시 체험할 수 있다. 볼 만하다고 자신한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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