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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고양 화재 CCTV 보니…용의자, 풍등 날자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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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양(경기)=이동우 기자] [용의자, 호기심에 날린 풍등 저유소로 날아가자 급히 뛰어가…경찰, 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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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발생한 고양 저유소 화재 관련 용의자인 스리랑카인 A씨(27)가 공사장에서 날린 풍등이 날아가자 허겁지겁 따라가고 있다. / 화면제공=경기 고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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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이 갑자기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 놀라서 따라갔다."

경기도 고양시 저유소(원유나 석유 제품의 저장소) 화재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이 확보한 CCTV(폐쇄회로화면)를 보면 용의자인 스리랑카인 A씨(27)가 허둥지둥 풍등을 쫓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9일 경기 고양경찰서는 이달 7일 대한송유관공사 경기지사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 중실화 혐의로 스리랑카인 A씨(27)에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일인 7일 오전 10시32분쯤 고양시 덕양구 강매터널 공사 현장에서 풍등을 날려 저유소 시설에 풍등이 떨어지게 해 불이 나게 한 혐의다.

풍등은 전날인 6일 저녁 인근 서정초등학교에서 풍등 날리기 행사를 한 것으로 800미터(m)를 날아와 공사장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날린 풍등은 공사 현장에서 불과 300m를 날아간 뒤 저유소 탱크 바깥 잔디밭에 추락했다. 잔디밭에서 오전 10시36분쯤 연기가 나기 시작했으며, 폭발은 18분 뒤인 오전 10시 54분쯤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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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기 고양경찰서 관계자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풍등과 동일한 모형을 공개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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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확보한 CCTV 속의 A씨 모습은 허둥지둥 풍등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A씨는 풍등에 달린 고체연료에 불을 붙이자마자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풍등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풍등이 저유소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가자 A씨는 공사장을 가로질러 헐레벌떡 뛰어간다. 다른 CCTV 화면에 잡힌 A씨는 언덕까지 뛰어와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지는 풍등을 보고 돌아선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당일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중 쉬는 시간에 산 위로 올라가 풍등을 날렸다"며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자 이를 쫓아가다 저유소 잔디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풍등이 잔디밭에 떨어져 연기가 발생하는 등 불이 붙은 것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A씨는 저유소가 위험 시설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고, 경찰이 확보한 CCTV를 보고 자신이 풍등을 날린 사실도 인정했다.

경찰은 A씨에게 중실화 혐의를 적용하고 신병을 확보해 고의성 여부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고양(경기)=이동우 기자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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